최고가 대비 반토막 쿠팡, 김범석 창업자 믿었던 서학개미 인내 한계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한국의 아마존으로 추앙받던 쿠팡이 뉴욕증시에서 연일 하락세를 보이며 3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3월 뉴욕증시 데뷔와 함께 장중 69달러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6개월만에 주가가 반토막이 난 것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쿠팡은 전거래일 대비 0.43% 떨어진 29.9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쿠팡은 지난 3월11일 상장 당시 기록했던 장중 최고가 69달러 대비 56.58% 하락했다. 공모가(35달러)와 비교해도 14.4% 떨어지며 한때 100조원이 넘었던 시가총액은 60조원대로 주저앉았다.
쿠팡의 부진은 뉴욕증시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3월 상장 당시 1만3000대였던 나스닥은 31일 1만5200대로 2200포인트(16.9%) 올랐지만 쿠팡의 주가는 오히려 역방향으로 떨어지기만 한 것이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성공신화를 믿고 주가를 사들였던 투자자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쿠팡은 상장이후 계속된 주가하락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서학개미들이 관심종목으로 주시하고 가장 적극적으로 매입한 종목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이후 서학개미들은 계속된 주가하락에도 쿠팡을 2332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해외주식 순매수 순위 5위에 해당한다.
쿠팡의 주가부진은 상장 당시부터 제기됐던 고평가 논란 때문으로 보인다. 실적에 비해 주가가 높다는 비판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쿠팡의 지난 2분기 매출이 5조1812억원으로 전년대비 7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5957억원으로 적자폭이 더 늘어난 것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고에 따른 손실액이 3413억원에 달하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증권사들은 쿠팡의 주가회복을 위해서는 사업다각화와 수익성 개선 가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도 향후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리테일 부문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 및 기타 부문의 적자 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향후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