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현대重, 디지털·수소 등 미래기술에 7600억 쏟아붓는다
[뉴스투데이=박기태 기자] 오는 16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는 현대중공업이 디지털과 수소 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미래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세계 1위 조선업체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차원이다. 투자 규모는 76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IPO(기업공개) 최대 조달자금 1조800억원의 42%에 달하는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은 2일 온라인 기업설명회를 열고 '친환경 선박의 퍼스트무버(First Mover), 선제적 투자 통한 초격차 달성'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3대 핵심 사업으로는 △친환경·디지털 선박 개발 △스마트 조선소 구축 △해상 그린수소 인프라 구축 등을 내세웠다.
현대중공업은 3대 핵심 사업에 총 7600여억원을 투자해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세부적으로는 친환경·디지털 선박 개발에 3100억원,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3200억원, 해상 그린수소 인프라 구축에 1300억원을 투자한다.
친환경 선박 개발의 경우 수소 및 암모니아 선박, 전기추진 솔루션, 가스선 화물창 개발 등에 집중해 고부가가치 선종의 수익성을 극대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또 디지털트윈 등 디지털 선박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급성장이 예상되는 자율운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
현대중공업은 아울러 효율적인 생산체계와 안전한 야드 조성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생산에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조선소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해상 수소 인프라 시장 선점을 위해 업계 최고 조선해양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상 신재생 발전·그린수소 생산, 수소 운송 인프라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현대중공업은 비전 달성을 위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췄다"며 "우량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신규 수주 증가로 선수금 유입이 늘면서 순차입금 비율은 34.9%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내 주요 조선사(평균 107.9%)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말까지 조선해양부문에서 59척, 86억달러(약 19조원)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액(72억 달러)을 20% 초과 달성했다. 이는 2014년 이후 같은 기간 수주량 중 역대 최고치다.
또 지난달 24일에는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사(社)로부터 1조6500억원 규모의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수주하는 등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한영석 사장은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 조선사업과 엔진사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조선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할 것"이라며 "친환경 미래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지난 50년에 이어 다가올 50년에서도 조선업계 1위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번 IPO를 통해 전체 지분의 20% 규모인 1800만주를 신주 발행할 계획이다. 현재 현대중공업의 지분은 그룹 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100% 보유하고 있다.
공모가는 오는 3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6일 최종 확정된다. 이후 7~8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 후 16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8조3120억원, 영업이익 325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