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487)] 코로나19 여파 온라인 적성검사 증가 속 취준생 부정행위 늘어 기업 골머리

정승원 기자 입력 : 2021.09.03 10:28 ㅣ 수정 : 2021.09.03 10:30

실시간 문제풀이 공유, 대리시험 등 온라인 적성검사 시험 허점 겨냥한 부정행위 늘어 기업들마다 방지책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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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코로나19 감염을 막기위해 적성검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취업을 위해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요소 중 하나는 SPI(Synthetic Personality Inventory)로 불리는 적성검사다.

 

일본 취직미래연구소가 발간한 취직백서 2020년판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87.8%가 적성검사를 실시하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 되었지만 최근 들어 이와 관련된 취준생들의 부정행위가 급증하며 크게 논란이 되고 있다.

 

유명 대기업에 합격한 취준생들은 ‘인터넷에서 적성검사 답안지를 1000엔에 구입했다’, ‘친구와 컴퓨터 화면을 공유하며 함께 웹 테스트에 참여했다’, ‘SPI를 잘 아는 친구가 대리시험을 봐줬다’와 같은 후기들을 SNS로 공유하고 있지만 반대로 부정행위로 불이익을 봤다는 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처럼 취준생들이 적극적으로 부정행위에 나서게 된 이유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대부분의 적성검사가 온라인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시험장에 다 같이 모여서 시험을 치르는 경우가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부정행위를 도모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각자가 집에서 접속하는 온라인 테스트는 취준생들에게 여러 가지 허점을 드러냈다.

 

실제로 한 IT기업은 신종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적성검사를 모두 자택접속으로만 한정했다. 그랬더니 오프라인 시험장에서 적성검사를 실시했던 작년에 비해 고득점자의 비율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사담당자는 ‘부정이 있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이를 적발할만한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해 결국 내년 적성검사는 다시 오프라인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부정행위로 합격통보를 받았을지도 모를 취준생들에 대해서는 ‘(부족한 능력으로) 입사해서 곤란한 것은 본인들이기 때문에 정직하게 시험에 임했으면 한다’고 대답했다.

 

물론 기업들이 취준생들의 부정행위를 방관하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답안지를 확인하여 정기적으로 문제를 교체하거나 자택에서 적성검사에 응하더라도 카메라를 항시 켜놓아서 다른 행동을 못하도록 감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도쿄에 위치한 인력 컨설팅 기업 휴매니지(humanage)는 온라인 테스트에서 취준생들이 시험과는 관련 없는 행동을 취하면 AI가 이를 감지하고 기업 측에 알려주는 감시서비스 TG-WEB eye를 개발했다.

 

올해 6월에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기업들로부터 ‘학생들의 적성검사 수험태도를 파악할 수 있고 부정행위도 어느 정도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유익하다’는 피드백을 얻고 있는데 휴매니지 측은 ‘몇 년 후면 온라인 테스트의 부정행위 감시는 당연해질 것’이라면서도 ‘감시 시스템은 부정행위를 적발하기 위함이 아닌 정직하게 시험에 응하는 학생들의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취준생들로서는 원하는 기업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유혹이 절대적이지만 반대로 기업들로서는 우수한 인재들이 부당하게 탈락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고려할 수밖에 없어 부정행위를 둘러싼 양측의 공방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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