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후의 ESG칼럼] ESG, 하나금융이 잘한다
‘ESG 평가 인증 제도’ 도입해 성공적인 ESG 투자 모델 만들어
[뉴스투데이=문성후 숙명여대 SBS 초빙대우교수] ESG를 발음 나는 대로 ‘으쓱’이라고도 읽는다. ESG를 잘하면 정말 그 기업으로서는 자랑스럽게 으쓱할 일이다. ESG를 잘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그에 관한 규준도 많이 있다. 업종별로, 국가별로, 분야별로 다양한 이니셔티브가 있다. 그래도 금융기관들에게는 ESG 이니셔티브로서 UN PRI (책임투자원칙)이 가장 기본이다. UN PRI는 2006년 ‘유엔 환경 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 Environment Programme Finance Initiative)’와 UN Global Compact가 제시한 ‘책임투자원칙(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이다.
UN PRI는 2006년 4월 코피 아난 전 UN 사무총장이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출범한 이니셔티브이다. UN PRI는 다음과 같이 6가지 원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우리는 ESG 이슈들을 투자의사 결정 시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둘째, 우리는 투자 철학 및 운용 원칙에 ESG 이슈를 통합하는 적극적인 투자자가 된다. 셋째, 우리는 우리의 투자 대상에게 ESG 이슈들의 정보 공개를 요구한다. 넷째, 우리는 금융산업의 PRI 준수 및 이행을 위해 노력한다. 다섯째, 우리는 PRI 이행에 있어서 그 효과를 증진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한다. 여섯 번째, 우리는 PRI 이행에 대한 세부 활동과 진행 상황을 외부에 보고한다.
이 원칙들은 금융기관이 투자하거나 대출을 할 때 반드시 ESG 이슈들을 고려하고 반영하며 대상 기업들이 투명하게 ESG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ESG를 본격적으로 ‘돈’과 연관시킨 첫 국제 원칙인 만큼 ESG의 본질이 잘 규정되어 있는 이니셔티브다. 금융기관은 수익의 증대가 당연한 목적이며, 기업이 ESG를 강화할 때 그 수익의 파이는 더욱 커질 것이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ESG를 반드시 고려하고 반영하도록 한 것이다.
종종 ESG가 선한 기업을 돕고, 그 과정에서 기업의 수익성은 무시해도 되고, 기업의 공공성만 강화되는 ‘기업사명’처럼 오해되고 있다. 하지만, ESG는 결코 법도 아니고, 회사의 목적이 바뀐 것도 아니다. 특히 금융기관은 더욱 그렇다.
공적 성격을 띤다는 연기금 등도 우선은 ‘연금 수혜자의 수익 증대’가 존립의 제 1목적이고, 그 맥락에서 ESG가 이루어지도록 투자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국민이 낸 연금으로 국가기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연기금의 투자 원칙이 될 수 없다. 이미 그러한 역할은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금은 세금이 아니다. 연금은 국민이 수익을 붙여 돌려받을 돈이다. 민간 금융기관으로부터 투자자가 돌려받을 돈은 ‘임팩트 투자’가 아닌 다음에야 장기와 단기 차이는 있을지언정 분명히 맡긴 돈보다 찾는 돈이 커야 한다. ESG는 기업이 성장하는, 그래서 투자 수익이 커지는 ‘성장촉진제’와 같은 역할이다. 결국 ESG를 잘 실현하는 금융기관이란 수익을 소홀히 하지 않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촉진하는 기관이다.
우선 기업의 미션은 ESG 경영에 있어 가장 기본이다. 하나금융그룹은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이라는 그룹 미션을 가지고 있다. 이미 미션에서부터 ‘함께 성장’과 ‘행복을 나누는’이라고 하여 이해관계자와 동반하여 성장하고 그 수익을 공유하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슬로건과 선언문을 만드는 것도 ESG 경영이 갖추어야 할 디테일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이공삼공 육십(2030 &60)’ 및 ‘제로제로(ZERO & ZERO)’선언을 했고, 2030년까지 ESG 부문에 대해 총 60 조원의 ESG 금융 조달을 하며,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및 석탄 프로젝트 금융 제로를 이행할 계획이다.
금융기관이 ESG를 잘한다는 것은 ESG 사업 분야가 미래 분야인 만큼 그 분야에 얼마나 잘 투자하는가가 성패를 가름한다. 하나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1,000억 원 규모의 친환경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하는 ‘Green Loan’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에너지 효율화 등 친환경 사업에 금융을 지원하였다. ESG의 핵심은 투명성이다. Green Loan은 신용평가회사와 회계법인 등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인증받은 기업과 프로젝트에게만 이루어졌다. 객관적인 ‘ESG 평가 인증 제도’의 도입이라는 측면에서 하나은행은 성공적인 ESG 투자 모델을 만들었다고 볼 것이다.
또, 하나은행은 기술보증기금과 ‘ESG 경영 및 한국판 뉴딜 기업 지원 업무 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이 협약은 ESG 경영 확산을 위해 은행과 금융공기업이 구축한 첫 협업 체계였다. 이를 통해 총 1,000억 원 규모의 금융지원은 기술력을 갖춘 친환경 기업, 사회적 책임 기업, 디지털 뉴딜 기업, 지역 균형 뉴딜 기업, 하나은행 추천 ESG 중소기업 등에 이루어졌다. 이처럼 미래가 유망한 ESG 부문의 강소 기업들에 적절한 규모를 투자하는 것은 중요한 ESG 경영이다.
ESG는 투자자로부터 가장 먼저 시작되었다. UN PRI가 그랬듯, 블랙록의 래리 핀크가 그랬듯 이해관계자 가운데 투자자들이 가장 강한 시동을 걸었다. 질문은 ‘어떤 기업이 지속가능하게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였고, 대답은 ‘ESG를 중요하게 생각하여 리스크를 회피하고 사업 기회를 탐색하는 기업’이었다. ESG만 생각하며 투자의 성공적 회수라는 금융의 목적이 무시되어선 안된다. 금융기관들이 투자 대상 기업들에게 얼마나 스마트하고 투명하게 지원을 해주는지에 ESG 금융의 바람직한 실천이 달려있다. 그런 면에서 하나금융은 ESG를 잘한다.
◀문성후 교수의 프로필▶ 숙명여대 SBS 초빙대우교수, ESG중심연구소 소장, 경영학박사, 미국변호사(뉴욕주), '부를 부르는 ESG' 등 저서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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