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LG화학 이어 SK이노베이션도 '기업 쪼개기'… 배터리 사업 따로 떼내는 까닭은?
김태준 기자 입력 : 2021.09.23 10:28 ㅣ 수정 : 2021.09.24 00:03
R&D와 생산시설 증설에 사용할 투자금 확보 차원
[뉴스투데이=김태준 기자] 최근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의 물적분할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를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이름으로 분할한 데 이어, 내달 1일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사업부를 따로 떼내 신설 법인을 설립한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베터리 사업 부분 독립 목적은 동일하다. 물적분할을 통해 자회사로 편입시킨 뒤 기업공개(IPO)을 거쳐 사업자금 확보를 위해서다.
확보된 자금은 연구개발(R&D)과 생산시설 증설에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모델 비중 확대’ 선언이 이어지면서 급변하는 전기차 시장의 수요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 잔고는 약 1500GWh(180조원), SK이노베이션은 1000GWh(약 130조원) 이상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향후 매년 조단위가 넘는 투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두 기업 모두 석유화학, 배터리 등 다각화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배터리 사업의 가치가 석유화학 사업과 희석돼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두 기업의 배터리 사업부 분할은 대규모 투자금이 필요한 시점에 배터리 사업의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받아 투자금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두 기업 모두 분사 방식으로 물적분할을 택한 것도 인적분할 방식보다 훨씬 큰 대규모 자금을 끌어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 “국내 배터리 3사 중 두 곳이 사업 재편을 마무리하면서 향후 완성차 업체와 합작법인, 주요 시장의 공장 설립 등 공격적인 투자가 예상된다”면서 “정부의 K-배터리 산업 발전전략으로 전방위적인 지원을 받는 만큼 차세대 배터리 제조기술도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