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이스라엘 車보안기업 ‘사이벨럼’ 경영권 인수…전장사업 '승부수'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LG전자가 자동차 사이버보안 전문기업을 ‘사이벨럼’ 경영권을 인수했다. 전장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LG전자는 최근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 선도기업인 사이벨럼(Cybellum)의 지분 63.9%를 확보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아울러 올 연말까지 일부 주식을 추가로 취득할 예정이다.
또 LG전자는 사이벨럼과 2000만달러(한화 235억3000만원) 규모의 신주투자계약(SAFE, 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도 맺었다. 해당 투자금액은 2022년 말에서 2023년 상반기 사이에 주식으로 전환될 예정이라 지분율은 추가로 늘어난다.
기술 발전과 더불어 보안을 위협하는 유형도 점차 다양해지면서 자동차 산업에서 보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네트워크 연결이 필수인 커넥티드카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자동차 사이버보안의 국제 기준은 강화되고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런 추세에 맞춰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사업경쟁력을 갖추고 인포테인먼트, 텔레메틱스 등 전장사업의 보안체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사이벨럼 인수를 결정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사이버보안을 강화하는 세계 각국의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완성차 업체들의 혁신 파트너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먼저 LG전자는 사이벨럼과 함께 전장사업의 사이버보안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글로벌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 대응하는 것은 물론 급성장하고 있는 자동차 사이버보안 시장을 조기에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전장사업을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등 3개 축으로 재편하고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혁신 파트너(Innovation Partner for Future Mobility)’라는 전장사업 비전을 구체화시킬 계획이다.
특히 이번 인수는 자동차 부품 설계, 개발, 운행 등 라이프사이클 전반에서 사이버보안이 자동차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어 의미가 크다. 차세대 자동차는 수많은 구성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복잡한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어 사이버보안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LG전자는 잇단 M&A(인수합병)를 성사시키며 전장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2018년 차량용 조명 시장의 선두기업인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 회사 ZKW를 인수했으며 2019년 말에는 사업 효율화를 위해 VS사업본부 산하 헤드램프 사업을 ZKW에 통합했다.
이어 LG전자는 올 7월 자동차의 전동화 트렌드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Magna International Inc.)과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전자동력장치) 분야 합작법인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LG전자는 이번 사이버보안 분야 투자가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해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등 전장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사이벨럼 CEO 슬라바 브론프만(Slava Bronfman)은 “사이벨럼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기술력을 앞세워 업계에서 가장 포괄적인 보안관리솔루션을 개발해왔다”며 “LG전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미래비전의 실현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LG전자 VS사업본부 김진용 부사장은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점차 커지면서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이번 사이벨럼 인수는 미래 커넥티드카 시대를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LG전자의 사이버보안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