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주식시장이 6월이후 박스권에 갇히면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투자에 나선 신용거래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주가하락과 함께 증권사들이 담보비율이 일정비율 이하로 떨어진 신용거래 투자자로부터 빌려준 돈을 회수하기 위해 보유주식을 강제로 처분하기 시작하면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개인투자자의 주식 신용융자 잔고는 25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3월말(6조6000억원)에 비해 약 3.9배 수준으로 늘었다.

빚투는 주가상승 국면에서는 투자의 레버리지를 높여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주가하락 국면에서는 반대로 하락률이 배가돼 자칫 원금 전체를 잃을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증권사들이 강제로 신용거래 투자자의 보유주식 처분에 나선 8월에 신용거래 관련 일평균 반대매도 금액은 84억8000만원에 달했다. 직전 7월만 해도 42억1000만원 수준이던 반대매매 규모가 한달 새 2배 이상 껑충 증가한 것이다.

반대매매 징후는 지난 6월25일 코스피 지수가 3316.08로 연중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증시가 7월부터 박스권에 들어가자 종목별 하락률도 눈에 띄게 높아져 8월중 반대매매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기간 미수 거래의 일평균 반대매도 규모도 7월 190억8000만원에서 8월 246억4000만원으로 급증세를 나타냈다.

증권사는 통상 신용거래 담보유지비율에 미달할 경우 해당투자자에 추가담보 납입을 요구하는데, 추가담보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주식을 전날 종가에서 최대 20% 할인된 가격으로 강제로 매도주문을 낸다.

보유주식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 자칫 담보주식을 모두 팔아도 원금을 회복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 이른바 깡통계좌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신용거래 투자자들의 반대매매가 속출하자 빚투 경보령을 내리고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사실상 한도관리에 들어갔다.

금감원은 27일 오후 13개 증권사 리스크 담당 임원과 긴급 영상회의를 열어 증권사별 신용융자 현황 등을 점검했다. 금감원이 한도조정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증권사들에게 한도관리를 특별히 주문하면서 사실상 빚투 관리에 나선 것이다.

금감원은 대출 등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할 때에는 손실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신용거래 비율이 높은 종목 가운데 최근 주가하락률이 큰 종목 가운데 반대매매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주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