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수제 맥주 팔면서 배달원에 최종 '성인 인증' 맡긴 교촌·BBQ, '청소년 음주' 막을 수 있을까?
부모 등 휴대전화로 주문하면 청소년도 주류 접근 가능 / 전문가 "문제 발생 시 벌금 부과 등 법·제도 마련해야" 지적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부모님 휴대전화로 맥주 주문 가능해요. 비대면 수령으로 신분증도 안 보여줘도 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잇달아 수제맥주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 음주를 조장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대표 소진세·조은기)와 제네시스BBQ(대표 윤경주) 등은 최근 수제맥주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수제맥주 수요 증가에 따라 시장 전망이 좋기 때문이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국산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1180억원이다. 3년 전인 2017년 433억원에 비해 2.7배 성장한 값이다. 업계는 오는 2023년 3700억원까지 그 규모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BGF리테일(대표 이건준)의 CU의 경우 수제 맥주를 중심으로 주류 매출이 증가해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조7005억원, 영업이익은 587억원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8%, 31.9% 증가한 것이다.
이에 치킨 업계도 수제맥주 시장에 눈을 돌리게 됐다. 부가 수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BBQ는 프랜차이즈 최초로 수제맥주 자체 브랜드를 개발했다. 지난해 7월 옥토버훼스트를 운영하는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와 손잡고 ‘비비큐 비어’ 6종을 선보였다.
교촌도 지난달 19일 강원도 고성군에 ‘문베어브루잉’ 수제맥주 공장을 개장했다. 교촌은 생산 경쟁력을 갖춘 제조 시설과 전국 1300여개 가맹점 인프라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을 빠르게 공략할 계획이다.
교촌에프앤비 소진세 회장은 개장식 기념사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수제맥주 비즈니스는 기존 치킨 가맹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로 가맹점과 본사가 함께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라며 “교촌이 선택한 제대로 된 프리미엄 수제맥주라는 가치를 고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2019년 7월 '주세법 기본통칙'을 개정해 음식 배달 주문 시 주류도 함께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치킨을 주문할 때 주류도 같이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주류 배달 합법화로 미성년자의 주류 접근이 더욱 쉬워진 것이다.
이에 치킨 업계는 주류 배달 시 성인인증을 하는 등 자율적으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교촌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주류 주문 전 성인인증을 해야 하고, 현장에서 배달원이 음식을 전달하기 전 성인인지 확인 후 전달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모나 형제자매의 휴대전화로 주문을 하는 경우 주류 주문이 가능해 주류 접근이 가능하다.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치킨 배달을 하면서 맥주까지 배달하게 되면, 미성년자가 맥주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라며 "회사에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율적인 제도를 만들어야 하고 제도가 있음에도 문제가 발생한다면 정부에서 벌금을 부과하는 등 법이나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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