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에스커리어 배성진이 밝힌 기업 비밀, "실패를 성공으로 바꾼 협업 경험자가 A급 인재"
'헤드헌터 이직(移職)의 정석(定石)'은 뉴스투데이와 국내 최대 헤드헌팅 플랫폼인 히든스카우트가 공동제작한 JOB전문 프리미엄 콘텐츠입니다. 히든스카우트에 가입된 1000여명의 헤드헌터들을 인터뷰합니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헤드헌터들은 일반적으로 구직자분들에게 직업 제안을 오후 7~8시까지 드리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회사의 경우 새벽 3시나 5시에 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일종의 ‘산타클로스’이기 때문다.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받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과 구직자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직업 제안을 기다리는 것은 비슷한 현상이다.”
서치펌 업체 티에스커리어 배성진 대표는 인터뷰에서 헤드헌터라는 직업을 산타클로스에 비유했다.
'산타클로스 시장'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이다. 글로벌 경제의 변화속도가 빨라지면서 신규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기존 대기업들도 ‘신(新)사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재를 키우고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적 공략으론 승자가 되기란 불가능하다.
먼저 뛰어든 기업이 시장을 선점할 확률이 높다. 기업 입장에서 필요한 인재를 속전속결식으로 충원하는 것은 중요한 승부처가 된다. 때문에 값비싼 수수료를 내면서 인재풀을 보유한 헤드헌터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다.
기업만 헤드헌터를 찾는 게 아니다.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찾기 위해 인재들도 헤드헌터에게 이력서를 맡기고 있다.
그렇다면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받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을 갖춰야할까.
■ "프로젝트 협업 경험, 구체적 성과, 실패를 통한 성장의 경험을 이력서에 녹여내야"
배 대표는 ‘어떤 직무 역량을 가진 인재가 이직에 유리한가’라는 질문에 “첫째로 협업 경험, 둘째 각 협업 프로젝트 결과에 구체적 성과, 셋째 실패를 통한 성장 경험”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로 언급한 ‘협업’은 최근 모든 기업에서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JD(Job Description, 직무내용 세부사항) 우대요건’이다. 인재는 직무 경험 중 협업에 관한 경험이 있을 때 이직에 있어 매우 유리하다.
그러나 이를 이력서에 어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배 대표는 “(협업은) 이력서에 어필이 쉽지 않다”며 “그러므로 구직자가 평소에 협업에 대한 업무 스토리를 임팩트 있게 정리하면 이력서가 돋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 다음으로 ‘각 프로젝트 결과’가 뚜렷해야 한다. 최근 ‘프로젝트’ 위주의 업무 방식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이를 경험한 인재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참여했다’는 사실로는 기업의 관심을 끌기에 족하다. 프로젝트의 결과가 어떠한지, 내가 어떤 기여를 했는지 명확하게 ‘데이터’로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배 대표는 “업무를 수행한 후의 결과는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관찰하는 포인트다”며 “결과를 데이터 또는 서술로써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실패’를 통한 ‘성장 경험’이다. 스타트업 기업은 실패를 숙명으로 안고 있다. 대부분은 그 실패 앞에 무릅을 꿇는다. 소수만이 실패를 딛고 성공의 경험을 만들어낸다. 기업은 바로 후자를 경험한 지원자를 A급 인재로 평가한다는 게 배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특히 스타트업의 타깃 롤모델은 ‘실패 후 성공한 기업’이다”라며 “실패를 숨기는 사람보다는 실패 속에서 개인의 역량을 발전시킨 사실을 드러내는 지원자를 선호한다”고 조언했다.
■ 7∼8년차 디자이너 A씨 '정시퇴근'이 숨은 니즈 / 헤드헌터는 기업의 ‘채용 브랜딩’ 조력자 역할 수행
배 대표는 기업도 ‘채용 브랜딩’을 강화해야 한다며 한 가지 이직 사례를 들려주었다.
디자이너 A씨는 이직을 위해 배 대표를 찾아왔다. 7년간 8곳의 회사를 거친 A씨는 이력서를 다 적은 뒤 나직하게 “한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A씨의 잦은 이직의 사유는 ‘건강 문제’였다. 때문에 A씨는 급여보다 ‘워라밸’을 더 중요시했다. 디자이너 업무 특성 상 프로젝트를 기간 내에 완수해야 하는 경우가 잦아 무리한 일정을 소화해야하기 때문이다. 배 대표 이 같은 구직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워라밸기업'을 찾아냈다. A씨는 그 기업에 취업했다. 다행스럽게도 티에스커리어를 통해 ‘워라밸’이 맞는 기업을 찾아 입사하는데 성공했다.
A씨는 기업의 '채용 브랜딩' 필요성을 알려주는 사례이다. 배 대표는 "연봉이나 성장가능성 뿐만 아니라 워라밸, 정시퇴근 등 같이 채용공고에 명시하기 어려운 항목도 ‘채용 브랜딩’ 강화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배 대표에 따르면, 최근에 한 고객기업에 ‘솔직하게 퇴근이 제 때에 이뤄지냐’라고 물었을 때 그렇다고 응답했다. '정시퇴근'이란 직장인 입장에서 굉장히 큰 장점이지만 그 사실을 채용 공고에 기재하기는 애매하다.
배 대표는 “우리는 이런 장점을 홍보해 ‘채용 브랜딩’을 높여줄 수 있다”며 “(이렇게 장점을 지닌 회사를) 인재에게 제안하면 받아들일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좋은 헤드헌터를 통하면 회사의 ‘자랑하기 어려운 장점’도 인재에게 엄청나게 홍보를 해준다”는 설명이다.
배 대표는 “모든 스타트업과 상당수 중견기업은 취약한 채용 브랜딩이라는 문제점을 겪고 있다"면서 "우리는 기업의 은밀한 장점을 파악해서 그 내용을 인재에게 전달함으로써 채용브랜딩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 직무를 ‘피봇’하지 말고 ‘다양하지만 일관된’ 경력을 쌓아라
배 대표는 이직에 유리한 재직자의 스타일로 “경력의 일관성을 가진 후보자”를 꼽았다.
배 대표는 “갑자기 직무를 피봇(Pivot, 직종 전환)하거나, 다른 업계로의 이직을 한 경우는 이직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구직자는 채용공고에 ‘유관경력’이라는 키워드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직에 유리한 연차와도 연관된다. 배 대표는 인터뷰에서 “경력이 4~6년차인 인재가 이직에 유리하다”고 말했는데, 4~6년 동안 한가지 종류의 직무를 맡으면 해당 직무에 대한 ‘성장치’가 높고, 기업 입장에서 인재가 전문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직무를 전환하는 경우, 일정 직무에 대한 전문성을 쌓지 못했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단 어느 정도 ‘이직 경력’이 있는 것이 이직에 유리하다.
배 대표는 “(직종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MD(Merchandiser, 상품기획자) 같은 경우에는 한가지 상품만 취급하면 그 카테고리에 갇히게 된다”며 “업무의 ‘줄기’는 일관되지만 ‘가지’는 다양하게 자라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무회계 같은 경우에는 최소 3년 경력은 돼야 ‘안정적이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서 본인의 직무에 따라 달리 생각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 R·파이썬 등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과 시각화’ 능력 키워야
전문직 종사자들이 ‘데이터 분석과 시각화’ 능력을 요구받는 것도 주목할 사항이다. 배 대표는 ‘전문 업종의 구직자들에게 딱 한가지만 말씀드리면 ‘데이터 분석과 시각화’ 능력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기업은 CS매니저, 영업 등 모든 분야에서 데이터 관리와 분석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데이터 처리 기술은 구직자들의 이력서를 돋보이게 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대표인 데이터처리 기술로 ‘R’과 ‘파이썬’을 언급했다. “단순히 통계를 분석하는 것 뿐 아니라 그것을 ‘시각화’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최근 많은 구직자들이 이것을 배우기 위해 학원을 다니는 등 노력하고 있다”면서 “어차피 모든 직종에서 데이터를 관리하게 된다”고 역설했다.
다음은 배 대표와의 일문일답
■ 배 대표와의 일문일답
- 서치펌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티에스커리어'입니다. 저희 서치펌은 총 6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산업군에 대한 이해와 직무에 대한 정보를 경험하신 헤드헌터로 구성돼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헤드헌터 모두 상장사, 스타트업 등의 CEO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또한 스타트업에서 대기업까지 기업들이 요청하는 채용 서비스를 포지션 별로 1인 헤드헌터가 직접 고객사관리부터 서칭까지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1인 1포지션’ 원팀 시스템을 통해 기업과 후보자에게 보다 차별화 된 헤드헌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스타트업 경우에는 기업과의 인터뷰를 통해 채용 브랜딩을 높이는 전략을 준비한 후에 후보자 서칭을 시작합니다. 작은 서치펌이지만 현재 자체 채용 시스템으로 인해 많은 결과를 만들고 있습니다.“
- 전문적으로 진행하시는 업종을 설명해주세요.
“현재 전문 바이오, 제약, 의료를 제외한 모든 분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해당 분야는) 아직 충분히 검증된 헤드헌터 분을 모셔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직무는 저희 헤드헌터께서 CEO 출신들이시고 사회적 경험이 풍부하시기 때문에 모든 직무에 대한 추천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대표인 저는 IT 개발 인력에 대한 추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 최근 취업시장에서 이직에 가장 유리한 연차는 몇 년차인가요?
“4~6년차인 듯 합니다. 주니어에서 시니어 커리어로 넘어가는 단계죠.”
- 어떤 직무역량을 가진 사람이 이직에 유리한가요.
“각 분야의 전문 역량은 언급할 필요가 없을 듯해서 일반적인 부분을 말씀드립니다.
첫 번째는 ‘협업’입니다. 이 부분이 모든 기업에서 공통으로 요구하는 JD 우대요건입니다. 이력서에 어필이 쉽지 않기 때문에, 구직자가 평소에 협업에 대한 업무 경험을 임팩트 있게 정리하시면 이력서가 돋보일 것입니다.
두 번째는 각 프로젝트 결과에 대한 부분입니다. 업무를 수행한 후의 결과는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관찰하는 지점입니다. 결과를 데이터 혹은 서술로써 나타낼 수 있어야합니다.
마지막으로 실패에 대한 경험과 그것을 통한 성장입니다. 스타트업의 타겟 롤모델 기업은 실패 후 성공한 기업입니다. 실패를 숨기지 않고 개인의 역량을 발전시킨 후보자가 선호될 것입니다.“
- 전문 업종의 채용 트렌드 중 하나를 뽑으신다면?
“IT 개발자는 데이터베이스, 클라우드, 데브옵스(Devops), 그 외에는 인공지능(AI), 물류 전문가, CX전문가, 사업전략기획 등의 분야에서 연봉의 상한가와 인재부족 현상을 느낍니다.
제가 아는 경력 10년차 후보자의 경우, IT 개발자에서 물류 전문가로 커리어를 바꾼 후에 첫 번째 이직시 연봉 1000만원 인상, 10개월 후에 1000만원 재인상을 협상 중입니다. 물론 희망 연봉에 걸맞는 커리어를 준비하셨죠.“
- 어떤 기업이 헤드헌터에게 채용을 의뢰하나요.
“첫째로 기업 내부에 채용을 담당할 맨파워(Manpower)가 부족한 경우입니다. 두 번째로는 ‘채용 브랜딩’이 취약한 기업입니다.
이 경우 모든 스타트업들이 겪고 있는 고충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재는 중견기업도 수시모집으로 인해 자체 모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긴급한 채용(리플레이스, 사업확장)건에 직면한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 기업은 왜 헤드헌터에게 채용을 의뢰하나요.
“최근에는 MZ세대, 개발직군의 인재들의 잦은 이직으로 채용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과거처럼 정시 모집의 계획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죠. 그래서 자체 채용광고가 후보자들에게 충분히 홍보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신사업 개발, 인하우스 직군의 증가, 경력직 채용의 증가로 인한 각 기업 채용 담당자의 업무가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기업 내부의 채용 관련 업무량이 늘어난 것이 그 원인인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구직자 대부분이 헤드헌터의 제안을 받은 경험이 많습니다. 재직 중에 있는 구직자가 헤드헌터로부터 제안을 받으면 충분히 이직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죠. 그래서 헤드헌터를 통하지 않은 기업의 채용이 쉽지 않아진 것 같습니다.“
- 헤드헌터 입장에서 이직에 유리한 재직자는 어떤 스타일인가요.
“첫째로 경력의 일관성을 가진 후보자입니다. 갑자기 직무를 피봇하거나, 다른 업계로의 이직을 한 경우 이직에 불리할 수 있습니다. 채용공고에 유관경력이라는 키워드를 살펴봐야 합니다.
둘째로 유니크하거나 프로페셔널한 핵심 역량을 지닌 후보자입니다. 평범한 핵심역량은 어필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평소에 이직을 고려한 자신의 핵심 역량 수행과 경력이 필요하죠.
마지막으로 직무에 따른 이직 횟수가 적절한 분입니다. 무조건 이직 경력이 적다고 유리하진 않습니다. 산업과 직무의 다변화 확장 시대에서 요구하는 적절한 이직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습니다.“
- 헤드헌터로써 느끼는 최근 이직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첫 번째는 JD에서 요구하는 필수 역량이 많아진 것, 두 번째는 연봉이 높아지는 직무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 전문 업종의 구직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딱 하나만 말씀드리면 ‘데이터 분석과 시각화’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재는 CS매니저, 영업, MD, 인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기업은 데이터 관리와 분석을 필요로 합니다.
기존에 요구하던 JD에 기본 역량 외에도 ‘데이터 분석’이 추가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 처리에 관한 기술은 구직자들의 이력서를 돋보이게 할 것입니다.
어차피 모든 직종에서는 데이터를 관리하게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