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도, GS도, BGF도… 오프라인 한계 벗어나려 '메타버스' 탑승하는 유통街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 탑승 중이다.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넘어 채용 과정에서도 메타버스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거래가 선호되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대표 최경호)은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역량면접을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Gather Town)’을 활용해 진행할 계획이다. 역량면접은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면접자들은 메타버스 채용면접장에 입장해 본인 차례가 되면 아바타(분신)로 면접을 본다.
세븐일레븐 김일연 HR(인사관리)혁신팀장은 “코로나19 여파로 기업 전반에 비대면 채용 전형이 확산됨에 따라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메타버스를 활용한 전형을 이번에 새롭게 도입하게 됐다”며 “향후 면접을 비롯해 채용설명회, 신입사원 연수, 교육실습 등 채용 과정 전반에 메타버스 기술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GF리테일(대표 이건준)의 CU도 지난달 14∼15일 게더타운을 통해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이 설명회에서는 IT직무를 희망하는 취업준비생 150여명과 현직자가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서 CU는 지난 8월 네이버제트(Z)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 ‘CU제페토교실매점’을 열었다. CU제페토교실매점에서는 아바타 아이템인 패션 아이템 등을 판매한다. 제페토 내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피드에는 CU 관련 게시물이 2900여개, 조회수가 270만건을 넘어섰다.
BGF리테일 연정욱 마케팅팀장은 “제페토 편의점은 잠재 고객들에게 시공간을 초월해 CU를 소개함으로써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는 등의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얻고 있다”며 “특히, 국내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해외 유저들의 방문도 꽤 많아 글로벌 시장에 CU를 알릴 수 있는 온라인 채널로서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대표 허연수)은 지난 7월14일 메타버스 원조격인 싸이월드에 쇼핑 채널을 단독으로 오픈했다. 싸이월드 이용자는 싸이월드 쇼핑 채널에 접속해 GS25, GS더프레시, 슈퍼마켓, GS샵을 통해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구매하고 퀵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GS리테일은 메타버스에서 전용 미니홈피 개설, 방명록 작성 등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GS리테일 플랫폼BU(사업부문) 김종서 전략부문장(상무)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의 추억이 깃든 싸이월드에서 GS리테일의 온·오프라인 쇼핑 서비스를 보다 쉽고 간편하게 이용하실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싸이월드와의 협업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메타버스 시장에서 GS리테일만의 차별화된 유통 서비스와 콘텐츠를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편의점업계뿐만 아니라 롯데그룹도 유통 계열사를 중심으로 메타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대표 황범석) MZ프로젝트팀은 최근 일렉트로닉 아츠(EA) 게임 심즈4 내에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가상으로 구축해 내부 공간 중 일부를 꾸밀 콘텐츠를 공모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롯데홈쇼핑(대표 이완신)도 자체 개발한 가상 모델 루시를 가상 쇼호스트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서 나아가 올해 하반기에는 모바일 TV와 연계해 ‘메타버스 쇼핑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메타버스 쇼핑 플랫폼’은 소비자가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쇼호스트와 실시간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방송 스튜디오나 분장실 등을 가상으로 체험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롯데푸드(대표 이진성)는 대학생 마케터 프로그램 히든서포터즈 20기 선발 면접을 게더타운을 통해 진행했다. 지원자는 사무공간을 구현한 가상 대기실에서 준비하고, 차례가 되면 면접장 공간에 입장해 화상으로 면접을 봤다. 면접을 기다리며 롯데푸드의 가상 사무공간을 둘러보기도 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실제 공간과 비슷하게 메타버스 공간을 꾸며 면접 대기 중 긴장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일반적인 비대면 면접보다 현장감 있고 친근한 느낌이 들어 재미있게 면접을 진행했다는 지원자의 소감도 있었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도입 추세와 관련해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비대면 거래가 많아지면서 유통업계에서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는 게 필수 불가결하게 된 상황”이라며 “새로운 경험과 색다른 방식으로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노력”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