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의 희생양 사립전문대학 입학생 격감, 살 길은 어디에?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인구감소가 지속됨에 따라 전국의 전문대학들의 생존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과연 살 길은 어디에 있는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지고 있는 모습이다.
비수도권 소재 모 전문대학의 A교수는 뉴스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정원 미달 사태가 전문대학에 태풍급으로 몰아치고 있다"면서 "교수의 역할이 학생 교육과 연구에 집중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학생모집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전문대학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4년제 지방대학들도 힘들지만 전문대학은 그 어려움이 비교할 바가 아니다"면서 "교수가 학생 모집을 걱정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현상이지만 최근 들어 그 정도가 빠르게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 최근 5년간 전문대 진학자는 21.5% 하락, 일반대학은 5.1% 감소에 그쳐
실제로 최근 5년간 전문대학 입학생은 격감하고 있다. 대학 정보 공시 홈페이지인 ‘대학알리미’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전문대 진학자는 17만5033명인데 반해 2021년에는 13만7724명으로 약 21.5% 가량 하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 대학이 같은기간 5.1% 하락(2017년 31만9990명, 2020년 30만3686명)한 것과 비교하여 훨씬 높은 수치이다.
이러한 현상을 보이는 이유로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등을 꼽을 수 있다. e-나라지표의 ‘고등학교 유형별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전체 고등학생 수는 166만9699명, 2020년 고등학생 수는 133만7312명으로 대학 입학의 주요 인원인 고등학생의 수가 눈에 띄게 적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국내 대학들, 특히 전문대학들의 미달률은 매우 심각한 상태이다. 타 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국내 123개 전문대학 중 정원을 채운 학교는 고작 26개 학교로, 79.8%의 전문대학이 정원 미달인 상태로 확인됐다.
심지어 가장 미달률이 심한 영남외대의 경우, 미달률이 무려 54.3%로 전체 대학 정원의 절반조차 채우지 못하였다.
■ 전문대학 입학자 중 일반고 비율은 하락, 특성화고 비율은 지속적 증가 / 전문대와 특성화고 손잡고 '산학협력' 강화해야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눈에 띄는 지표가 있다. 전문대에 입학 하는 ‘특성화고’ 출신의 학생비율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부설 고등직업연구소가 8일 발표한 ‘2021년 상반기 대학정보공시 전문대학 지표 분석’ 자료에 의하면 이번해 전문대 진학 학생 중 일반고 출신은 8만6176명(59.7%), 특성화고 출신은 3만2669명(22.6%)이었다.
2017년 일반고 출신이 66%를 기록하고 특성화고 출신이 19%를 기록한것과 비교하여, 일반고는 6.3%포인트 감소하고 특성화고는 3.6%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취업난으로 인해 비교적 빠르게 졸업하고 취업할 수 있는 전문대에 대한 수요가 특성화고를 중심으로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다수의 전문대가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현장에서 선호하는 직종을 중심으로 학과 개편을 단행하거나, 유수의 국내 기업들과 산학협력을 맺는 등 ‘취업’을 위한 커리큘럼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런 전문대의 변화는 특히 실무를 가르치는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조금 더 매력적인 것으로 보여진다. 학생이 배우고 있는 분야를 좀 더 심화적으로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대학과 특성화고가 손을 잡고 '산학협력' 시스템을 구축해 맞춤형 인재를 배출하는 게 공생의 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