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 놓칠라"… 신세계‧롯데 등 유통街, 택배노조 파업에 '발 동동'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유통 공룡 신세계‧롯데부터 11번가‧G마켓‧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업계가 연말이 가까워지자 대규모 할인 행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국내 택배 점유율 1위인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중 일부가 파업을 선언하면서 소비자들의 택배 수령일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소속 일부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이하 택배노조)들은 지난 15일부터 신선식품과 무게에 비해 배송비가 저렴한 상품을 배송하지 않는 부분파업을 실시하고 있다.
부분파업에 동참한 택배노조원은 대부분 울산‧창원‧광주‧성남 등 일부 대리점 관할 지역에 소속된 배송기사들이다. 이번 파업은 쟁의권이 있는 사업장 조합원 1700여명 중 1200여명이 찬성하면서 시작됐다.
택배노조는 합법적인 노조가 된지 4년이 지났지만, CJ대한통운 측이 노조를 인정해주지 않아 교섭 상대가 없는 상황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노조를 인정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택배노조는 “CJ본사는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에 행정소송을 걸며 자신의 사용자성을 부정하고 있고, 대리점주들은 불합리한 요구와 교섭 해태를 거듭하고 있다"며 "이렇게 교섭은 공전을 거듭하고 있고, 합법 노조가 되었는데 교섭 상대가 없는 상황이 4년 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 인정이 거부되면서, CJ대한통운 택배 현장의 갈등은 해소를 위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택배노조는 택배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인상된 택배요금 170원이 온전히 택배기사를 위해 사용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본사는 별도비용 책정을 통해, 택배 노동자들의 수수료를 삭감해 그 170원 중 75원 가량을 자신의 이익으로 챙기려 시도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CJ대한통운의 영업이익은 1분기 약 93억원에서 2분기 약 459억원으로 5배 가까이 폭증했다”고 주장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교섭을 거부하고 회피한다면 파업의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택배노조는 “노조법에 나와 있는 대로 대리점별로 전임자 요구 등 노조인정 쟁취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며 “20일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에 동참해 하루 경고파업을 진행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파업의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나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택배노조 한선범 정책국장은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신선식품과 판매가격미준수(무게에 비해 택배 요금이 낮게 책정되어 정상가격에도 미치지 못한 것) 상품을 배송하지 않는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파업에 대해 아직까지 대리점이나 CJ대한통운 본사로부터 얘기 들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택배노조는 8월30일에도 과로사 해결비용으로 막대한 이윤을 추구하는 CJ대한통운을 규탄한다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당시에도 노조는 “택배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인상된 택배요금 170원 중 약 105원은 CJ대한통운의 초과이익으로 돌아간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