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494)] 두 달 만에 코로나 신규감염자 2만 5800명이 232명으로 급감한 어이없는 비결
정승원 기자 입력 : 2021.10.20 10:32 ㅣ 수정 : 2021.10.20 10:32
코로나 검사수 대폭 줄이고 검사 절차도 까다롭게 만들어 확진자 숫자 의도적으로 축소조작 의심 증폭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에서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도쿄올림픽이 끝나고 하루 2만 5871명(8월 20일 기준)까지 치솟았던 일본 내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단 두 달 만에 232명(10월 18일 기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특히 인구 1400만 명이 밀집해있는 도쿄의 신규 확진자는 겨우 29명에 불과해 기적에 가까운 급감을 나타냈다.
한국이 여전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1000명대를 웃돌며 좀처럼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와중에 일본은 무슨 방법으로 이처럼 획기적으로 신규 감염자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일까.
해답은 매우 간단하면서도 일본스럽다. PCR 검사를 적게 해서 신규 확진자를 안 찾아내면 되는 것이다.
10월 18일 기준으로 한국이 하루 7만 1884명에게 PCR 검사를 실시한데 반해 일본은 이보다 적은 2만 1292명만을 검사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의 코로나19 검사능력이 하루 33만 8000명에 달한다고 알리고 있지만 실제 검사 수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여기에 일본 인구가 한국의 2배가 넘는 점까지 고려하면 PCR 검사가 매우 소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그마저도 절반 이상은 의료기관도 아닌 민간업체를 통해 개인이 비용을 부담하며 검사를 받은 경우이기 때문에 국가를 통한 공식 PCR 검사는 하루 1만 건도 되지 않는 셈이다.
애초에 일본은 한국과 같은 선별진료소가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개인이 원한다고 무료로 PCR 검사를 받는 것도 불가했다.
코로나가 의심되든 이미 고열에 시달리며 생사를 오고가고 있든 모든 사람은 코로나 상담센터의 전화상담을 먼저 거쳐야 한다.
그리고 의사도 아닌 이들 상담원의 판단과 동의가 있어야만 PCR 검사센터나 지정된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고 상담원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무슨 수로도 국가의 PCR 검사는 받을 수 없다.
때문에 코로나 초기에는 증상이 명확함에도 상담원이 동의해주지 않아 PCR 검사를 받지 못한 채 자택에서 숨지는 사례들이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지만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도 같은 방식을 고수하고 있고 최근에는 상담원들이 PCR 검사를 더욱 꺼린다는 이야기들이 SNS에 공공연하게 올라오고 있다.
결국 국가의 PCR 검사는 받지 못했지만 불안함이 가시지 않는 이들은 자비로 병원을 방문할 수밖에 없는데 이번에는 우리 돈 18만 원 이상이 넘는 비싼 비용이 발목을 잡는다.
현재 후생노동성을 통해 확인 가능한 PCR 검사가 가능한 병원은 가장 저렴한 곳이 1만 8000엔이고 비싼 곳은 4만 엔을 훌쩍 넘어간다.
심지어 이 금액은 순수 검사비용이고 음성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추가로 3~6만원을 더 내야하기 때문에 개인이 의심증상 만으로 수십 만 원을 내기란 여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차선책으로 민간업체의 PCR 검사가 있는데 비용은 몇 만원 수준으로 저렴하지만 의료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검사의 신뢰성이 보장되지 않는데다가 양성판정을 받더라도 코로나 상담센터를 통해 다시 공식 PCR 검사를 받아야만 확진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처럼 일본은 코로나와 관련해서는 소극적이고 번거로우면서 국민들에게 경제적인 부담까지 안기는 방식으로 신규 확진자 수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가고 있지만 이와 같은 방식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