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정상화까진 2兆나 필요한데… 쌍용차 우선협상대상자 된 에디슨모터스, 자금 동원 가능할까?
에디슨모터스, 작년 매출 897억 불과… 쌍용차의 1/30 수준 / 자금 조달 계획 내놨지만 시장선 '새우가 고래 삼켰다' 우려 / "현실성 있는 경영정상화 방안, 지속가능한 사업계획 내놔야"
[뉴스투데이=김태준 기자] 전기버스제조기업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자동차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로써 쌍용차는 기업회생절차 7개월 만에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주간사인 EY 한영회계법인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법원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마지막까지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인 이엘비엔티 컨소시엄은 자금조달 증빙 부족으로 평가에서 제외됐다.
에디슨모터스는 2010년 국내 최초로 전기버스 상용화에 성공하며 꾸준히 전기버스 생산해왔다. 지난해 서울시 전기버스 보급사업에서 계약 1위를 기록하며 80대 버스를 공급했다. 지난해 매출은 897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올렸다.
문제는 쌍용차에 비해 작은 에디슨모터스의 규모다. 쌍용차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9297억원으로 에디슨모터스 매출액에 30배가 넘는 수준. 이러한 상황에 시장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쌍용차의 부채는 공익채권을 포함해 7000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신차개발과 마케팅 등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비용은 1조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따라서 쌍용차 인수 후 정상화까지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에디슨모터스는 최근 인수한 쎄미시스코를 통한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으로 약 24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또 재무적투자자(FI)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키스톤PE와 강성부펀드(KCGI)로부터 1조원 가량을 투자받아 쌍용차를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자금뿐만 아니라 전기차를 연간 30만대 이상 판매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 쌍용차를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에디슨모터스가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 전기승용차 ‘스마트 S’모델와 '전기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쌍용차 이름으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에디슨모터스가 계획한 자금 조달로 2~3년간의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 사모펀드의 특성상 자금을 회수할 경우 쌍용차는 다시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에디슨모터스는 “흑자 전환을 통한 경영 정상화를 이뤄낸 후 산업은행이 쌍용차 토지, 건물, 기계 등을 통한 대출이나 지원이 있어야 경영 정상화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지난 15일 국정감사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원에 대한 질문에 “쌍용차의 경우 회생·사업가능성이 가장 중요하다. 쌍용차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되면 투자자와 정부, 기업, 노조와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상황"이라며 경영정상화 방안과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을 제출하지 않는 한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를 밝힌 바 있다.
결국, 에디슨모터스가 현실성 있는 경영정상화 방안과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을 내놓고 이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가 향후 쌍용차 정상화의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오는 11월 초 약 2주 간의 정밀실사 후 쌍용차 및 매각주간사와 본 계약 협상을 진행한다. 미뤄진 일정으로 인해 쌍용차는 현재 11월1일로 돼있는 회생계획안 제출 기일에 대한 연장 신청을 다음주 중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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