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 ESG경영 관심 증대에도 이사회 內 여성 이사 비율은 여전히 미미
[뉴스투데이=고은하 기자] 최근 금융업계 전역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이사회 다양성을 위해 여성 이사의 이사회 참여를 확대하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이사회 내 여성 이사 비율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해외 주요국들과 견줘보면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1일 보험연구원이 발간한 '이사회 다양성 추구와 금융회사 시사점'에 따르면 최근 ESG에 대한 관심이 확대됨에 따라 기업들은 이사회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여성 이사의 비율을 높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ESG에서 G(지배구조)에 해당하는 이사회 내 여성 이사 비율 증가는 이사회 조직 및 운영에서 다양성 확대를 위한 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사회에서 여성 이사 참여의 증가는 기존 남성 위주의 네트워킹에서 벗어나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경영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앞서, 2018년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은 투자지침에 이사회의 다양성 여부를 추가해 이사회 내 여성 이사가 2명 미만이면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2020년 2월 개정된 자본시장법 제165조의20(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는 기업 내 의사결정 구조의 성별 다양성 제고를 통해 균형적이고 유연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해 기업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또, 법률은 별도재무제표 상 사업연도 말 현재 자산총계 2조 원 이상의 상장기업(금융보험업은 자본총계 또는 자본금 중 큰 금액)은 이사회 구성원 전원이 특정한 성별로 구성되지 않도록 2022년까지 여성 사외이사를 무조건 1명 이상으로 해 이사회를 구성하도록 규정했다.
법이 개정된 배경으로는 이사진 대다수가 남성으로만 구성돼 성별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 국내와 해외 기업의 여성 이사 현황
MSCI ESG 리서치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주요국과 견줬을 때 국내 이사회 내 여성 이사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의 상장기업 이사회 내 여성 이사의 비율은 각각 28.2%와 34.3%, 43.3%, 25.2%로 보고됐다. 또,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해 2020년 국내 상장기업의 이사회 내 여성 이사의 비율은 4.9%로 2019년 3.3%에 반해 다소 상승했다. 다만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한 중국과 일본의 13%와 10.7%에 비해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2021년 3월 영국 시사주간지 Economist가 발표한 유리천장지수에서도 2020년 한국 상장 기업 이사회의 여성 이사 참여율은 OECD 29개 국가들 중 최하위(29위)를 기록했다. 이는 OECD 국가들의 상장기업 이사회 평균 여성 이사 참여율은 25.6%로 이는 한국의 4.9%와 비교해 5배 이상 높은 수치다.
그밖에 2020년 12월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이사회 여성 이사 참여율은 약 4.1% 수준으로 국내 상장기업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고 해외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국내 은행과 증권, 보험회사에서 사외이사 총 209명 중 12명(5.7%)이 여성으로 나타났다. 사내이사의 경우는 총 129명의 사내이사 중 여성 사내이사는 2명(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과 기업 성과와의 관계
국내외 연구들은 이사회 내 성별 다양성 확보가 기업의 성과와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발견했다.
2018년 보스컨 컨설팅 그룹은 Boston Consulting Group(2018), “How Diverse Leadership Teams Boost Innovation” 보고서에서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이 평균보다 높은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반해 19% 높은 수준의 혁신수익을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혁신수익(Innovation revenue)은 기업이 최근 3년 동안 새로 출시한 상품이나 서비스로부터 창출한 수익을 말한다.
2020년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도 이사회 내 성별이 다양한 기업의 영업이익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21% 정도 높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김준섭 KB증권 연구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필연이 되는 과정'과 'KB Focus'에서 국내 기업의 이사회 성별 다양성이 높은 기업이 낮은 기업에 반해 더 높은 주가수익률을 올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상용 보험연구원 연구위원과 문혜정 연구원은 "현재 해외 주요 기업들은 이사회의 다양성과 포용을 핵심가치로 삼고 기업경쟁력 강화 및 사업성 제고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향후 국내 금융회사들도 ESG경영의 정착과 기업 경쟁력의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이사회 내 여성 이사 비율 확대는 다양성과 포용을 중시하는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필요하며 다양한 의견 소통을 가능하게 해 건전한 기업지배구조 마련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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