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1.11.18 07:25 ㅣ 수정 : 2021.11.18 10:56
내연기관차가 사라져도 차체 만드는 판금과 도장 기술은 필요해 / 청년층 직업교육 확대하는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은 최태원 SK회장의 여동생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오늘날 자동차 산업은 크게 변화하고 있다. 기후위기가 대두되면서 자동차의 연료는 기존 휘발유·경유 등의 석유연료에서 전기·수소 등의 친환경 연료로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로 인해 기존의 내연기관 관련 산업은 ‘사양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판금과 도장 등 차체 외부와 관련한 산업 수요는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는 전기차와 수소차의 차체에도 판금과 도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기능뿐만 아니라 외부를 꾸미는 튜닝 등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도 긍정적 변수이다.
다만 문제는 있다. 관련 업계에 종사하고자 하는 취업준비생이 정보나 기술을 취득하기가 쉽지 않다.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할지 알기 어렵다. 인터넷에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의 후기글을 보고 파편화된 정보를 얻는 게 고작이다.
■ ‘자동차보수도장기능사’ 자격증 따기 위한 실습 기회 찾기 어려워
국가자격 중 자동차 관련 기능사 자격증은 △자동차정비기능사 △자동차차체수리기능사 △자동차보수도장기능사 △그린전동자동차기능사 등이 있다. 이 중 ‘자동차정비기능사’는 자동차 내부 정비 인력을, ‘그린전동자동차기능사’는 친환경자동차 인력을 양성하는 목적으로 시행 중이다.
자동차 외부와 관련이 있는 자격증은 ‘자동차차체수리기능사’와 ‘자동차보수도장기능사’이다. 전자는 사고 등에 의한 차체 외부 손상을 수리하는 것을 중점으로 두고 있으며, 후자는 차체 손상을 포함한 자동차 외부 도장 전반을 다루고 있다.
그중 ‘자동차보수도장기능사’의 시험은 필기와 실기, 총 두 단계로 구성돼있다. 그러나 인터넷의 합격 후기글을 보면, 필기는 관련 서적과 인터넷 강의를 통해 학습할 수 있는 반면, 실기의 경우 현업에 종사한 사람의 휘하에 들어가 직접 도제방식으로 실습하며 배운다고 한다. 심지어는 아예 실습을 안하고 유튜브 등의 정보를 통해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후기도 볼 수 있다.
이 경우 자격증만 취득하고 실무에 들어가기 전 새로 업무를 배워야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또한 자격증 시험 비용이 필기와 실기 각각 1만4500원, 14만3900원으로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때문에 시험에서 탈락하게 된다면 재시험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지인 중 관련 업계 종사자가 있어 실습에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실습에 드는 재료비용이 상당히 비싸다. 실기시험의 가격이 14만원을 넘기는 이유 또한, 시험에 들어가는 재료의 비용이 비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자동차보수도장기능사’ 전문대 자동차학과나 전문학교 과정 통해 취득 가능
인터넷에 ‘자동차보수도장기능사’를 검색하면 다수의 전문대와 전문학교 과정이 검색된다. 해당 과정을 이수하면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에 필요한 지식과 실습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또한 일부 과정은 ‘국비지원’으로도 수강 가능하기 때문에, 국비지원사업에 동참하는 기관에서 교육을 받을 경우, 교육비를 절약할 수도 있다.
특히 한국폴리텍대학의 자동차 관련학과가 주로 언급되며, 한국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에는 자동차 도장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자동차도장과’도 설립되어 있다.
또한 전국 각지에서 고용노동부에서 지정한 훈련기관을 통해 ‘자동차보수도장기능사’ 취득에 필요한 학습을 할 수 있다. 보통 ‘자동차직업전문학교’, ‘자동차직업학교’ 등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며, 실습 환경 등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폴리텍대학의 경우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2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또한 전문학교 등 교육기관의 경우, 학원 수가 상당히 많아 어느 학원이 더 좋은지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거기에 국비지원이 되지 않는 기관의 경우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관련 업계의 자격증과 직업훈련 등의 시스템은 구축이 굉장히 잘 돼있으며 찾을 수 있는 정보도 많다. 다만 그 정보가 흩어져 있다 보니, 관련 업계 인맥의 유무가 상당한 유불리를 만들어낸다.
■ SK뉴스쿨, 내년에 ‘자동차판금도장과’ 신설… "대학교육 안 받아도 직업교육만으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 가능"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 도장 관련 교육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의 선택지가 하나 늘어난다. 이듬해 1월부터 진행하는 ‘SK뉴스쿨’에 ‘자동차판금도장과’가 신설된다. 집중적인 기술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향후 취업 전망도 밝다. 취업을 위해 반드시 대학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청년층에게 적합한 선택지로 꼽힌다.
SK그룹 산하의 사회공헌재단인 ‘행복나눔재단(이사장 최기원)’은 오는 12월 1일부터 14일까지 전문 직업 교육인 ‘SK뉴스쿨’의 신입생을 모집한다. ‘SK뉴스쿨’은 ‘자동차판금도장과’를 포함해 △조리과 △외식경영과 △MD과 △정보보안과 등 총 5개 과정의 교육을 진행한다.
청년층 직업교육을 확대하고 있는 행복나눔재단의 최기원 이사장은 최태원 SK회장의 여동생이다. 그룹 경영 일선에 관여하지 않고 행복나눔재단을 기반으로 사회공헌활동에 전념해온 인물이다.
‘자동차판금도장과’는 과거 ‘해피카스쿨’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지만, 2015년 이후 잠정 중단됐다가 7년만인 2022년에 다시 재개되는 교육과정이다.
행복나눔재단 관계자는 '해피카스쿨'이 중단됐던 이유에 대해 "(해피카스쿨은) 과거 기술전문대학과의 협업으로 대학의 시설을 이용했으나 양측의 사정으로 인해 진행이 어려웠고, 다른 실습공간 확보의 어려움과 환경 이슈 등이 겹쳐서 중단됐었다"며 "SK뉴스쿨은 직업 안정성과 친환경성을 확보한 차체복원에 대한 산업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하여 새롭게 자체 실습장을 구축하고 독자적인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하여 운영을 재개하였다"고 밝혔다.
해당 과정은 전액 무료로 진행되며, 이듬해 1월부터 약 11개월간 진행된다. 수업은 주 5일, 하루 8시간 진행된다. 지원자격은 20~33세의 청년이며, 학벌이나 경력 등의 스펙은 감안하지 않고 총 10명을 모집한다.
이번 과정은 교육비와 실습비 이외에도, 입학 후 별도 심사과정을 거쳐 주거·생활비 등을 지원하는 장학금을 받을 수도 있다. ‘자동차판금도장과’의 전신격인 ‘해피카스쿨’의 졸업생 중, 현재 ‘더클래스효성’이나 ‘KCC오토 벤츠’, ‘제비스코’ 등 자동차 도장 관련 업계 유력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행복나눔재단 관계자는 “이번 과정에 사용되는 실습 자재도 모두 무료인데다가, 사용되는 페인트 등도 기존의 화학소재가 아닌 친환경 소재이다”며 “최근 환경 관련 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화학소재 페인트의 경우 교육생의 피부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 이렇게 결정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관계자는 '자동차판금도장과'를 신설하며 "2022년에 신설되는 자동차판금도장과 역시 뉴스쿨만의 교육 과정으로 경쟁력을 갖춘 도장 테크니션을 육성할 예정이다"며 "SK 뉴스쿨의 직업 교육으로 많은 청년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