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501)] 5년 전보다 더 늙어버린 일본사회, 아날로그에 묶여버린 노동생산성
정승원 기자 입력 : 2021.12.09 09:05 ㅣ 수정 : 2021.12.09 09:05
인력부족에 일부 기업들 고용연령 제한 아예 철폐, 고령자 중심 고용구조에 노동생산성 연평균 1.1% 증가 그쳐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총무성은 지난 달 30일, 2020년 국세조사(国勢調査)의 확정치를 발표했다. 그 결과, 경제활동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15세에서 64세 사이의 생산연령인구는 총 7508만 7865명으로 집계되어 5년 전 조사에 비해 226만 명 이상 감소하였다.
이는 생산연령인구가 가장 많았던 1995년의 8716만 4721명에 비해 13.9%나 감소한 수치인데 일본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9.5%에 해당하여 1950년 이후 70년 만에 처음으로 60%대가 무너졌다.
이러한 상황을 일찌감치 예견했던 일본 정부는 2010년대부터 경제활동에서 물러나있던 여성과 고령자들을 적극적으로 취업시장에 참여시켜왔고 덕분에 최근 노동력조사 결과에서는 2020년 취업자 수가 10년 전에 비해 6% 늘어난 6676만 명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다만 인력부족을 은퇴한 고령자들로 보충하려는 경향은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 한 예로 일본의 유명 가전제품 양판점 중 하나인 노지마(ノジマ)는 기존 80세까지였던 고용연령 제한을 아예 없애버리겠다고 지난 10월에 발표하면서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과연 몇 살까지 일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노동생산성(근로자 한 명이 창출하는 시간당 실질 부가가치)이 제자리에 머무는 상황에서 여성과 고령자들을 추가로 투입해봤자 근본적인 경제성장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아베노믹스가 한창이었던 2012년부터 2019년 사이 일본의 전체 취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노동생산성은 연 평균 1.1%밖에 늘지 못했다.
2020년 기준 일본의 노동생산성은 48.1달러로 G7국가 중 최하위였고 OECD 평균인 54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일본 내각부도 2010년대에 취업자 수가 늘면서 총 노동시간도 함께 늘어났지만 이러한 사실이 경제성장률에 미친 효과는 거의 없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번 국세조사에서는 고령화현상도 더욱 심각해진 것이 확인되었다. 65세 이상 인구는 5년 전에 비해 6.6% 늘어나 과거 최다인 3602만 6632명을 기록했고 반대로 14세 이하 인구는 5.8% 감소하여 과거 최소인 1503만 1602명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고령화율 역시 2포인트 상승한 28.6%로 과거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시에 내로라하는 고령화국가들인 이탈리아(23.3%), 독일(21.7%), 영국(16.6%) 등을 큰 포인트로 앞서며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특히 75세 이상인 후기고령자는 14.3% 급증한 1860만 1808명으로 과거 최다를 경신했는데 지난 2015년 조사에서 후기고령자 수가 14세 이하를 처음으로 역전하더니 이번 조사에서는 그 차이를 357만 명으로 크게 확대하면서 일본의 미래를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서둘러 자동화와 인공지능 등의 첨단기술을 통해 노동생산성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려 인구감소와 고령화의 영향을 상쇄시켜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도장날인 하나조차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일본사회가 얼마나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