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끌고(Pull), ‘기술’이 미는(Push) 물류
‘알파고’의 바둑대결로 AI가 주목받게 되었듯이 올해 3월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입성(86조원 시가총액 인정)은 일반 국민들의 물류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더욱이 의아했던 점은 당시 쿠팡의 적자 규모가 4조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한편 쿠팡 상장 1년 전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을 독일계 DH(딜리버리 히어로)가 4조7500억원에 인수하는 사건도 있었다. 창고와 트럭으로 대변되던 3D업종 물류가 핫한 주목을 받게 된 다이나믹스(Dynamics, 역동성)는 과연 무엇이고, 그렇다면 미래에도 물류는 계속 주목받는 산업으로 남게 될까? 역동적인 물류의 미래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승한 경기대 SW경영대학 겸직교수] 올해 7월 2030년 물류경쟁력 세계10위권 도약을 목표로 국토부가 제5차 국가물류기본계획(2021~2030)을 발표하였는데, 대국민 의식조사 결과 국민들은 물류를 필수서비스로 인식하며, 첨단 기술기반 물류시대가 가까운 미래(5~10년 이내)에 도래한다는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아마존 진화와 물류 Dynamics, 인터넷서점에서 우주선개발까지
물류를 이야기할 때 왜 DHL, UPS 같은 전통적인 물류업체보다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Amazon) 사례를 드는 것일까?
사실 말콤 맥린의 컨테이너 규격화(1956)와 페덱스(Fedex)의 허브앤스포크(1973)와 같은 물류사를 바꾼 사례가 있지만, 인터넷서점(1994.7)으로 시작해서 최근 ‘블루오리진(Blue Origin)’의 첫 유인우주발사체 성공(2021.7)에 이르기까지 물류 Dynamics를 이해하는데 아마존처럼 인사이트를 주는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창업 후 수년간을 3PL(3자 물류, Third Party Logistics)의 임대창고가 아닌 다수의 자가 물류센터 구축으로 대규모 적자를 키우던 상황에서도 KIVA 같은 물류자동화 기업을 인수하고, 이후 AI 알렉사, AWS(아마존 웹 서비스) 클라우드 같은 디지털 인프라 확보에 주저함이 없었다.
아마존프라임과 FBA(Fulfillment by Amazon)라는 업계 최초의 이커머스를 위한 서비스 모두가 최상의 원칙인 ‘고객’의 예상치 못한 요구(Unexpected Needs)를 위한 고민의 결과물들이었다.
일론 머스크의 SpaceX가 먼저 시작은 했지만, 제프 베조스도 지구의 자원고갈,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화성으로의 공장 이전을 생각하고 있으며, 미래 화성 식민기지 설립을 위한 장비 및 물자운송에 필요한 화물운송로켓에 자신이 직접 탑승을 선택한 것이다. 마치 500여년 전 1492년 콜럼버스가 대서양 항해를 선택했던 것처럼.
• 물류트렌드, 고객의 Unexpected Needs를 디지털기술로 가능케 하다
산업혁명 이후 2000년 초기까지 물류는 글로벌체인 효율화 니즈를 위한 제조기업 중심 B2B 물류(해상/항공/철송/3PL/포워딩)가 핵심이었다.
지난 10년간 이커머스의 급격한 성장은 물류에 새로운 도전과제를 제시하였고, 물류는 화려한 디지털기술(플랫폼, AI/빅데이터, 로봇자동화, 무인모빌리티,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발전에 힘입어 이들 니즈에 화답하고 있다.
새벽배송/당일배송/퀵배송으로 대변되는 라스트마일 시간전쟁,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에서 무인상점까지의 공간전쟁은 이미 구체적인 사례를 현실화하고 있고, 이들 B2C 물류의 변화는 연쇄반응을 일으키듯 미들마일과 같은 B2B 물류까지 새로운 전쟁을 촉발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 코로나 팬데믹, 1인 가구 지속증가, 50,60대의 인터넷쇼핑 이용률 증가 등의 사회적 현상과 아울러 환경/노동/정부규제를 중시하는 기업의 ESG경영 변화는 물류가 답해야 할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
• 디지털기술과 함께하는 물류의 미래
전쟁에서 시작한 병참(Logistics) 물류에서 제조물류, 현재의 디지털물류까지 물류산업은 쉼 없는 변신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기술과 결합한 물류는 과거의 원가(cost) 중심적 사고에서 물류를 자체적인 비즈니스 수익모델로 격상시켰다.
‘고객-물류-디지털기술’로 연결되는 물류 Dynamics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이어지는 다음 편들에서는 본 편에서 간략 언급한 여러 토픽들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와 설명을 진행할 예정이며, 결국 대한민국의 DNA에 맞는 K-물류의 미래를 고민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