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확대된 유동성으로 호황기를 맞았던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의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IPO 시장에서는 크래프톤(259960)과 카카오뱅크(32341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등 ‘대어’급 기업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러한 올해 IPO시장의 열기를 내년에도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이어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은 대박 종목들이 등장할지도 주목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IPO에서 전세계 주요기업 중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모가 대비 261%의 상승률을 기록해 올해 IPO 공모금액이 10억 달러(약 1조1800억원)를 넘겼다. 올해 94개 주요 기업 중 최고 성적이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와 국내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주식 시장의 변수는 있다.
올해 코스피지수는 3,000선을 돌파하는 최대 이슈 속에 지수가 3,300선까지 오르다가 한때 3,000선 아래로 주저앉기도 해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11일 “올해 IPO에 20조원 이상의 역대급 유동성이 유입됐다”며 “내년 1월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IPO 상장 고삐를 바짝 죄는 모습이다. 올해 하반기 주춤해진 공모주 시장은 내년들어 다시 활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내년 IPO 대어들 공모 절차 돌입...LG엔솔, 당초 몸값 100조원 추정
내년 1조이상 대어급 IPO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엔지니어링, 마켓컬리, SSG닷컴, CJ올리브영,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마스턴프리미어리츠 등이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특히 몸값이 100조원까지 예상된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내년 1월 중 상장을 목표로 공모절차에 들어가는 등 IPO의 ‘최대어’로 지목됐다.
하지만 제너럴모터스(GM)사의 전기차 화재에 따른 리콜 충담금이 발생하며 기대치가 다소 떨어져 시장에서 평가하는 LG엔솔의 기업가치는 약 75조~80조원 정도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 이어 코스피 시가총액 3위 수준이다.
국내 종합주가지수인 코스피는 상장된 종목들의 주식 가격을 종합적으로 표시한 수치로 시총과 코스피 지수는 비례한다.
LG엔솔의 총 공모주식수는 4250만주다.
LG엔솔이 3400만주를, 모회사인 LG화학이 보유한 LG엔솔 지분 2억주(100%) 중 4.25%에 해당하는 850만주를 구주매출로 내놓는다.
총 공모주식수는 공모 후 LG엔솔이 전체 발행주식수(상장 예정주식수 2억3400만주)의 18.16%에 해당한다. LG엔솔의 주당 희망공모가액 범위는 25만7000~30만원으로 예상 시총은 60조1380억~70조2000억원이다.
LG엔솔과 LG화학은 이번 공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최대 12조7500억원의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LG엔솔이 10조2000억, LG화학은 2조5500억원이다.
이와 함께 미뤄졌던 IPO 대어급 공모주는 현대엔지니어링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현대중공업과 함께 연내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내년으로 미뤄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6일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에 통과했다.
주관사 그룹은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골드만삭스증권이 참여하고 늦어도 내년 1분기 내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올해 건설주가 대부분 호황을 누렸고 내년 대선이 있는 만큼 향후 부동산 정책에 따라 추가 상승을 노려볼 수 있다는 시각이 크다.
시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를 10조원으로 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분 11.72%를 보유한 계열사여서 상장 후 기업가치 제고 위한 움직임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와 인프라 산업, 건축과 주택, 엔지니어링 전 분야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자산관리 사업과 수소 생산 관련 에너지 사업도 추진한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 비중은 플랜트와 인프라 부문을 합쳐 45.5%, 건축과 주택 부문이 43.5%, 자산관리와 기타 부문이 11%다.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5조3907억원, 영업이익은 31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2.6%, 54.6% 증가했다.
올해 미국 어번엑스 재생디젤 FEED(기본설계)와 폴란드PKN 올레핀 플랜트 확장공사, 태국 라용 디젤 유로5 정유공장,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등 다수를 수주했다.
내년 하반기 목표로 CJ올리브영도 IPO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증권사에서 1조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은 바 있다.
CJ올리브영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채널의 매출 확대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지난 3분기 온라인 매출 비중은 24.8%까지 증가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8.8% 늘어난 수치다.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모건스탠리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고,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를 공동 주관사로 정했다.
CJ올리브영의 주요 주주명단에는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11.09%) CJ제일제당 부장과 장녀인 이경후(4.27%) CJ ENM 부사장 등 오너 일가 3세가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숭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위드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CJ CGV 등 자회사 실적이 정상화 구간에 진입할 것이다”며 “그동안 자회사의 구조조정과 수익성 개선 작업을 통해 비용 효율화를 진행했기에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강하게 발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켓컬리는 당초 해외 상장을 목표로 뒀다가 세금 이슈 등으로 국내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시장은 마켓컬리가 5조~7조원 정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마켓컬리 운용사인 컬리가 내달 중 상장신청서를 거래소에 내고 내년 4~5월께 상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 2018년 이마트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문이 물적분할돼 설립됐고 지난 2019년 주식회사 신세계몰을 흡수하며 몸집이 커졌다.
최근 내년 상장을 목표로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지난해 거래액 기준 SSG닷컴은 네이버쇼핑과 쿠팡, 이베이코리아, 11번가, 롯데온에 이어 국내 5위 온라인 쇼핑몰로 등극했다. 10조원 안팎으로 기업가치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을 주관사로 뒀으며 내년 상장 계획을 알렸다. 시장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내년 상장시 기업가치가 20조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외 물류센터와 사무용 빌딩에 간접투자하는 마스턴프리미어리츠도 내년 상장을 준비 중이다. 최근 증시가 박스권 장세에 머무르자 내년 새로운 투자 대안처로 리츠가 꼽히고 있는건 호재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