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술패권 주 전장인 반도체분야, 한국, 대만 및 일본의 전략은? (3)] 대만, 중국과 결별하고 미국을 선택
대만은 파운드리에 힘입어 글로벌 반도체 최강자로 부상 / 중국은 최근까지 대만 경유 기술 습득이 유일하고 현실적인 선택지 / 미국을 택한 TSMC, 캘리포니아에 120억 달러 투입 첨단공장 신설 / 대만, 차세대 「옹스트롬세대 반도체 계획」 수립‧추진 중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미‧중 기술패권의 첫 전장이 반도체임을 선언하였다. 이어 미국 상무부는 9.23 세계 주요 반도체기업들에게 민감한 기업 정보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다. 미·일 반도체 협정 이후 메모리 반도체 패권을 차지한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의 대한민국, 파운드리 분야에서 준독점적 지위에 있는 TSMC의 대만, 그리고 자국 내 반도체 관련 투자 유치를 통해 권토중래하려는 일본 및 반도체 굴기를 포기하지 않는 중국 등 동북아 반도체전쟁 상황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대만은 우리나라와 더불어 글로벌 반도체 생산 분야에서 최강자로서 2019년 점유율에서 각각 20%와 19%를 점하고 있다.
대만은 파운드리 회로선폭 전 분야에서 30~92%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메모리분야에서 거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2020년 약 420억 달러였는데 향후 2026년에는 620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대만은 소형/고성능 주문형 반도체 시장의 약 80% 이상을 점하고 있어 세계 파운드리는 거의 대만이 독점 공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주역인 TSMC의 작년 투자액은 172억 달러에 달하였는데 금년은 역대 최대로 280억 달러로 추산된다.
• 중국의 반도체 관련 기술 습득 통로는 대만이 유일한 선택지
작년부터 세계를 휩쓴 코로나 팬데믹에 의해 재택근무가 확산됨에 따라 PC 및 가전제품 등의 수요가 급증하였다.
이에 따라 반도체 수요도 증가한 가운데 무엇보다 반도체가 미‧중의 기술패권 주 전장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는 위기에 빠진 반면, TSMC는 반사 이익을 향유하게 되었다.
사실 대만 반도체업계는 2000년대 후반 이후 최근까지 대중국 수출 및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왔다.
금년 초 바이든에 의해 대중국 제재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20년 1~10월 기간 중 대만의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1.3% 증가하였는데 그 가운데 집적회로는 34%나 늘어난 것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은 우리나라로부터의 기술 라이선스 획득이나 해외 업체 인수를 추진해 왔으나 별 성과가 없었으며 결국 대만을 경유한 기술 획득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밖에 없었다.
금년 초 바이든에 의한 대중국 기술 규제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8년에도 대만 세계 3위 파운드리 업체 UMC의 간부가 이전 근무처였던 미국 마이크론의 기술을 불법 입수하여 중국 푸젠진화반도체(JHICC)에 제공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미국 법무부에 의해 JHICC는 블랙리스트(entity list)에 오른 사례도 있다.
• TSMC, 미국 캘리포니아에 120억 달러 투입 파운드리공장 건설 추진
2019년 5월 화웨이가 미국 법무부 블랙리스트에 올랐지만 미국 원천 기술 및 S/W의 비중 25% 이하 외국제품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어 TSMC는 화웨이와의 거래를 지속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20년 5월 화웨이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에 따라 미국제 제조장비 및 S/W를 사용한 경우 수출규제의 대상이 되었다.
따라서 TSMC의 화웨이로부터의 신규 수주는 중단되었으며 TSMC는 대안으로서 같은 달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2021년부터 9년에 걸쳐 120억 달러를 투입하여 공장을 건설해서 2024년에 5나노급 양산을 개시한다고 발표하였다.
한편 작년 10월 중국 SMIC는 미 정부의 수출규제 대상에, 이어서 12월에는 블랙리스트에도 오르게 되었다.
• 일본 구마모토 차량용 반도체 공장에도 약 4,000억 엔 투자
TSMC는 중국 시장의 대안으로 일본에 대한 접근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금년 10월 TSMC는 일본 구마모토에 파운드리 공장을 2022년 착공하여 2024년에 완공한다고 발표하였다.
동 공장에 대한 총투자 규모는 약 7000~8000억 엔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절반은 일본 정부가 지원하고 TSMC는 나머지 4000억 엔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은 회로선폭 22나노와 28나노급으로 첨단이랄 수는 없는 수 세대 전의 공정이지만 현재 수급이 빠듯한 차량용 반도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일본정부가 이러한 투자유치를 이끌어 낸 배경 중 하나로서 2019년 TSMC와 도쿄대학의 공동연구협력 체결을 들 수 있다.
'도쿄대학‧TSMC 첨단반도체 얼라이언스'의 내용 중 중요한 사항은 도쿄대 내에 새로운 연구센터(d.lab)를 설립하고 TSMC가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며 d.lab은 칩 설계 공정에 TSMC의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반도체 생산분야에서는 입지를 상실한 일본이지만 반도체 소재분야에서는 세계적 B2B기업들이 있으므로 일본과 대만의 긴밀한 협력은 한국으로서는 매우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 2020년 차세대 「옹스트롬세대 반도체 계획」 수립‧추진 중
한편 대만 정부는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 기초 소재의 자립, 차세대 반도체 개발 및 첨단분야 인력 양성을 목표로 야심찬 「차세대 초미세(옹스트롬 수준) 반도체 계획」을 수립‧추진 중인데 주요 내용은 아래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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