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인사태풍(2)]삼성전자 '혁신' 총대 멘 한종희 DX부문장, 아아폰 제칠 '문화브랜드' 구축한다

박희중 기자 입력 : 2021.12.14 05:35 ㅣ 수정 : 2021.12.14 05:35

이재용 부회장, 한 부회장의 ‘패러다임 전환’ 비전을 수용한 듯/'갤럭시 생태계' 구축 위해선 강력한 UI, UX구축이 지상과제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 7일 사장단 인사에서 세트부문장으로 기용된지 닷새만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지난 7일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서 이뤄진 가장 큰 구조적 혁신은 소위 CE(소비자 가전)와 IM(IT·모바일)부문을 통합해 세트(완제품)부문을 신설했다는 점에 있다. 기존의 칸막이를 부숴버렸기 때문이다. 그 첫 수장으로 한종희를 기용했다.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은 무엇일지에 대해 시장에선 설왕설래가 있었다. 그 궁금증은 사흘만에 풀렸다. ‘갤럭시 생태계’ 구축이 새로운 과제로 주어졌다.  

 

■ 한종희 부회장, 임명된 지 닷새만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 단행

 

그 신호탄이 IM(무선사업부)의 명칭변경이다.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 명칭을 ‘MX 사업부(Mobile Experience 사업부)’로 변경했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틀 뒤인 12일에는 통합 세트 부문의 명칭을 'DX(Device eXperience) 부문'으로 변경하고 연말 조직 개편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새로 출범하는 DX 부문은 VD(Visual Display), 생활가전, 의료기기, MX, 네트워크 등의 사업부로 구성된다.

 

한 부회장이 임명된 지 닷새만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이다. 이 부회장과 사전에 교감했던 ‘준비된 리더’였음이 드러난 셈이다.

 

이 같은 조직개편은 하나의 뚜렷한 경영전략을 반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Device)를 연결하는 소비자 경험(eXperience)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제 IT 및 전제제품 제조기업에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는 문화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모바일 경험’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삼성전자의 모든 IT기기와 가전을 통합하는 서비스를 스마트폰을 통해 제공한다는 비전인 것으로 보인다. 태블릿, PC, 웨어러블 기기 뿐만 아니라 TV나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삶의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 다양한 IT기기뿐만 아니라 가전도 통합해 ‘소비자 경험’ 제공하는 기업으로 진화

 

이른바 ‘갤럭시 생태계’ 구축이 목표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선사업부 명칭을 MX로 변경한 것은 고객경험을 최우선하는 경영철학을 실현해나가위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브랜드인 갤럭시는 뛰어난 하드웨어 품질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스마트폰 시리즈인 아이폰에 비해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아이폰의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구비한 애플 앱스토어를 바탕으로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문화적 지배력을 구축해왔다. ‘애플TV’ 론칭도 같은 맥락에서 아이폰 생태계를 확장해왔다. 심지어는 전기차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융합적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비해 갤럭시 시리즈는 스마트폰 자체 기능에 충실한 발전과정을 겪어왔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제 ‘갤럭시 생태계’ 구축을 통해 융복합 시대의 글로벌 문화 브랜드를 창조해내겠다는 구상에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 같은 혁신적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IM부문의 변혁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본 것이다. 

 

■ 이재용 구상=모바일 부문 혁신 위한 수장으로 TV전문가 선택 / '디바이스 에브리웨어'라는  패러다임 전환 수용한 듯

 

흥미로운 것은 변혁의 수장으로 조직내부가 아닌 외부 인사를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한종희 세트부문장은 이전 직책이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다.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해 TV 부문에서만 30년 넘게 일했다. 한 마디로 TV전문가이다.

 

LG전자에 비해 약세였던 삼성전자 TV를 글로벌 톱으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7년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를 이끌었다. 삼성전자의 TV가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한 부회장은 ‘TV의 패러다임 혁명’을 주장해왔다. 삼성의 다양한 디바이스를 하나로 연결해 소비자들이 어디에서든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디바이스 에브리웨어’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이 같은 한 부회장의 혁신론을 수용했다는 평가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는 더 이상 자동차 제조기업이 아니라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이다”고 선언한 것을 연상시킨다.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을 뛰어넘는 글로벌 문화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UI(사용자 인터페이스), UX(사용자 경험)부문 기획과 개발을 대대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