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술패권 주 전장인 반도체분야, 한국, 대만 및 일본의 전략은? (4)] 일본 반도체 중흥, 자국 기업과 글로벌 기업 연계를 통해 도모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1.12.19 01:20 ㅣ 수정 : 2021.12.19 17:19

일본, 반도체분야 중흥 전략 수립에 따라 금년 추경예산 대규모 편성 / 자국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들을 외국 업체와 연계하는 전략 / TSMC의 일본 내 연구거점 구축으로 후공정분야 공동 연구개발 추진 / 일본 반도체 중흥 전략 전개 추이에 주목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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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미‧중 기술패권의 첫 전장이 반도체임을 선언하였다. 이어 미국 상무부는 9.23 세계 주요 반도체기업들에게 민감한 기업 정보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다. 미·일 반도체 협정 이후 메모리 반도체 패권을 차지한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의 대한민국, 파운드리 분야에서 준독점적 지위에 있는 TSMC의 대만, 그리고 자국 내 반도체 관련 투자 유치를 통해 권토중래하려는 일본 및 반도체 굴기를 포기하지 않는 중국 등 동북아 반도체전쟁 상황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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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일본은 미‧중 기술패권 전쟁과 코로나19 팬데믹이 초래한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 혼란 상황을 일본 반도체산업의 권토중래를 위한 기회로 인식하여 반도체산업 중흥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컴퓨터, 데이터센터 및 5G 인프라에 사용되는 로직, 메모리 및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미국, 한국 및 대만이 각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5G 및 포스트 5G 인프라에서는 엣지 컴퓨팅과 차량용(특히 전기‧자율주행차) 및 공장 자동화용 마이크로 컨트롤러(MCU) 등 새로운 반도체 수요를 중심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므로 일본은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입지를 견고히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 6월 초 경제산업성 주도로 '반도체전략'과 '반도체‧디지털산업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전임 스가 내각이 6월 중순 공표한 '성장전략 실행계획'에 반영하였다.

 

이어서 11월 15일 제4차 반도체‧디지털산업전략 검토회의에서는 3단계로 구성된 '반도체 산업기반 긴급강화 패키지'를 수립하였다.

 

1단계 IoT(사물인터넷)용 반도체생산기반을 강화하고, 2단계 미‧일 협력에 의한 차세대반도체 기술기반 조성에 주력하며, 3단계 글로벌 협력에 의한 미래기술기반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 12월 15일 금년 추경예산에 반도체 관련 7,740억 엔 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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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주요 반도체 메이커 [출처=각사]

 

이어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2월 15일 '반도체 산업기반 긴급강화 패키지'의 일환으로 금년 경제산업성의 추가경정예산 총 5조 4290억 엔 가운데 반도체 분야에 7700억 엔을 배정하였다.

 

세부 내용은 첨단반도체 생산기반 정비기금에 6170억 엔, 첨단반도체 생산설비 지원에 470억 엔, 그리고 포스트 5G 시스템 기반강화 연구개발에 1100억 엔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참고: 일본 정부 회계연도는 4월에 시작, 다음 해 3월에 종료).

 

구체적으로 첨단반도체 생산기반 정비기금으로 '5G촉진법'에 의거 필요한 자금 중 최대 절반을 지원하게 된다.

 

첨단반도체 생산설비 지원을 통해서는 자동차 및 각종 자동화설비에 들어가는 MCU, 아날로그 반도체 및 전력 반도체 등 제조설비 교체 및 증설비용의 1/3을 보조하게 된다.

 

그리고 포스트 5G 시스템 기반강화 R&D 사업으로는 5G 실현에 필수적인 차세대 반도체 및 광전융합기술, 데이터 분산처리 등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게 된다.

 


•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자국 소재 및 장비 업체들의 약진을 도모

 

일본은 1987년 굴욕적인 미‧일 반도체협정에 의해 반도체 세계 시장 점유율이 1988년 50.3%에서 2019년 10.0%로 급락하였다.

 

반면 현재 로직 분야에서는 미국이, 메모리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그리고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대만이 세계를 석권하고 있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OMDIA는 현재 약 500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2030년 두 배로 증가하여 약 10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은 반도체산업의 재기를 도모함에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는 자국의 반도체 관련 소재 및 장비생산기업과 외국 첨단 파운드리 업체의 유치를 통한 결합으로 자국 내에 관련 생산/공급망을 새로이 구축한다는 전략이다(아래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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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일본 경제산업성]

주: 이탤릭체 빨간색 밑줄표시는 일본기업

 


• 중요성이 부각되는 후공정분야 연구개발에도 주력

 

또한 일본이 대만 TSMC와의 적극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배경에는 반도체 분야의 부가가치 이슈의 전환이 있다.

 

즉 미세화 기술을 중심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형성하는 전공정에 비해 칩으로 분할하여 전극과 접속해 플라스틱 포장으로 패키징 하는 후공정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파운드리 및 종합반도체기업(IDM: 반도체 개발, 설계 및 생산 전분야를 담당) 등 글로벌 반도체 대기업들이 후공정 분야에 속속 진출함에 따라 반도체산업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TSMC 후공정 연구개발 거점 구축 총사업비 370억 엔 중 절반인 190억 엔을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21개 일본기업이 참여하여 공동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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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일본 경제산업성]

 


• 대미 의존도 심화에 따른 고립화와 자국 기업의 외국 투자 증가 등 우려도 상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반도체 중흥 전략에 대하여 미국의 대중국 디커플링 심화에 따라 일본 반도체 소재 및 장비업체들의 고립화에 대한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이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한국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는 상황에서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수출규제 이후 일본 관련 기업은 오히려 한국 내 생산설비 투자를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과연 일본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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