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의 ‘로켓배송’을 기대한다
‘알파고’의 바둑대결로 AI가 주목받게 되었듯이 올해 3월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입성(86조원 시가총액 인정)은 일반 국민들의 물류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더욱이 의아했던 점은 당시 쿠팡의 적자 규모가 4조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한편 쿠팡 상장 1년 전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을 독일계 DH(딜리버리 히어로)가 4조7500억원에 인수하는 사건도 있었다. 창고와 트럭으로 대변되던 3D업종 물류가 핫한 주목을 받게 된 다이나믹스(Dynamics, 역동성)는 과연 무엇이고, 그렇다면 미래에도 물류는 계속 주목받는 산업으로 남게 될까? 역동적인 물류의 미래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승한 경기대 SW경영대학 겸직교수] 며칠 전 12월 11일 우버이츠의 인류 첫 ‘우주 음식 배달’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에겐 이미 익숙해진 ‘로켓배송’을 진짜 현실로 마주하게 된 순간이었다.
쿠팡의 ‘로켓배송’도 그렇지만 우버이츠의 ‘로켓배송’ 역시 ‘비용절감’을 중시하는 기존 물류의 시각에서는 회의감부터 드는 것이 사실이다.
왜 기업들은 돈 안되는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려 할까?
연예인 광고로도 유명한 온라인 패션커머스 물류본부장의 고민이다. “새벽배송을 도입한다는데, 새벽에 받아서 옷을 입는 사람이 많을 것 같지도 않고 무조건 손해라서 물류입장에서는 안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내 답변은 이러했다. 우선 회사의 고객을 보라. 주 고객인 MZ세대가 새벽배송이 안 되는 회사를 ‘힙’하게 생각할까?
원가를 생각하기 이전에 회사의 이미지와 동떨어진 물류서비스로 고객에게 브랜드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 결코 정답은 아닌 것이다.
• ‘적자’ 물류도 가능케 하는 숨은 원동력은 언제나 있었다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 기지에서 ISS로 출발한 일본 억만장자 마에자와 유사쿠가 우주 궤도를 돌다 8시간 34분 만인 지난 12월 11일에 ISS에 주둔하고 있는 우주비행사들에게 음식을 전달했다.
인류 첫 우주 배달로 우버이츠는 ‘천문학적인’ 물류비용을 상쇄하는 마케팅 효과를 얻었고, 장기적으로는 향후 남극과 북극, 사막과 심해 같은 극한지역 물류를 준비하는 경험을 갖게 되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과거 국내 물류사업도 기업의 탈세 혹은 상속 목적이 주가 되어 ‘적자’임에도 운영되기도 하였다. 또한 물류사업은 지가 상승 및 주변 인프라 개발의 이유로 부동산업으로 사업 가치를 인정받는 것 역시 사실이다.
쿠팡이 초기 적자에도 불구하고 축구장 193개 규모의 물류센터를 구축한 것을 당시에는 부동산 가치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디지털 전환시대에 들어서 광고/마케팅 효과이든, 고객 감동이든, 물류데이터를 활용한 금융업(결제, 보험 등) 진출 등 융합 효과가 ‘적자’ 물류를 가능케 하는 숨은 원동력이 되고 있다.
• 누리호 성공이 주는 미래 물류 ‘희망회로’
지난 10월 21일 누리호 발사는 ‘절반의 성공’이었지만 진일보한 한국의 우주기술을 증명하였다. 발사체, 발사대, 인공위성까지 타 우주강대국 대비 터무니없는 예산(1조9,570억)으로 쾌거를 이룬 것이다.
예전 대한민국 국적 항송사가 여객보다는 화물수송으로 명성을 낳았던 것처럼, 누리호는 K-우주물류의 첨병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미래 에너지원인 헬륨-3의 달 채굴 및 지구운송에 누리호 운송선이 활용될 날을 상상해 본다.
현재의 해운업계의 Maersk나 항공의 UPS 같은 대표기업처럼, 다가오는 2050년에는 대한민국에서 글로벌 No.1 우주물류기업이 탄생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