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카드 수수료 인하의 명암, 롯데카드 직원은 울고 광장시장 상인은 웃는다
금융위 매출 규모별로 카드 수수료 인하정책 발표/ 연간매출 영세가맹점은 최대 0.3%포인트 인하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정부가 카드 수수료를 최대 0.3% 인하하기로 함에 따라 업종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은 ‘비용절감’ 혜택을 받게 됐다. 가뭄에 단비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카드사 임직원들은 또 다시 ‘희생양’이 됐다. 불만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분위기이다. 금융당국이 수시로 시장에 개입해 편향적 정책을 펴는게 공정한지에 회의론이 만만치 않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카드수수료 개편안'을 23일 최종 발표했다. 카드수수료를 3년마다 재산정한다는 원칙에 따라 당정협의를 마친 결과물이다.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은 카드 수수료가 0.8%에서 0.3%포인트 줄어든 0.5%로 내려간다.
연매출 3억~5억원 가맹점은 1.3%에서 0.2%포인트 감소한 1.1%로 낮아진다. 5억~10억원 구간은 1.4%에서 1.25%로 약 0.15%포인트 인하된다. 10억~30억원 가맹점도 기존 1.6%에서 0.1%포인트 낮춘 1.5%를 적용받는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번 조치를 통한 카드 수수료 경감 예상 금액은 4700억원 정도이다. 전체의 75%를 차지하는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 약 220만곳은 수수료 부담이 40%(57만5000원)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연매출 3억~5억원 가맹점 약 23만곳은 15%(75만원), 5억~10억원 가맹점 22만여곳은 10%(95만원), 연매출 10억~30억원 약 15만곳의 수수료 부담은 6%(175만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겐 수십만원의 '비용절감' 혜택 vs. 카드사 직원들은 내년 '구조조정 칼바람' 공포에 떨어
광장시장과 같은 전통시장의 상인들은 수혜자이다. 코로나 19로 매출이 격감한 상황에서 연간 수십만원이라도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카드업계는 “카드사만 동네북이 됐다”는 볼멘 반응이다. 빅테크는 더 높은 수수료율을 누리고 있으나 손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금융위는 이 같은 의견은 정책에 반영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이날 논평에서 “수수료 인하 중단과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한 카드 노동자의 절실한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과 유감의 입장을 표명한다”며, "제도개선 TF 구성 및 운영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불만은 많지만 금융당국을 비판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이다.
정종우 카드사노조협의회 의장은 “카드사가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므로 연회비 상승 등 소비자 혜택 축소, 카드 근로자 고용 안정 약화 등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카드영업은 ‘손해보는 장사’로 전락한지 오래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시중 카드사들의 가맹점수수료 부문 영업이익은 2013~2015년 5000억원에서 2016~2018년 245억원으로 격감하다가 2019~2020년에는 1317억원의 손실로 돌아섰다. 추가 인하조치로 카드사의 손실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카드업계의 구조조정 위기는 깊어지는 추세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 달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만 40세까지 대상 연령이 낮아졌다.
롯데카드도 최근 희망퇴직 실시를 사내에 공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 대상은 근속 10년차 이상 직원으로 근속 기간에 따라 32개월에서 최대 48개월의 기본급과 최대 2000만원의 학자금 지급 조건이다. 지난 해 200여명이 희망퇴직을 했을 때와 동일한 조건이다.
내년에 실적 악화가 되면 카드업계 전반으로 구조조정 바람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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