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IT기술 발전에 기댄 MZ세대의 투자…그래도 투자의 기본은 '학습'과 '주관'

임종우 기자 입력 : 2021.12.24 07:40 ㅣ 수정 : 2021.12.2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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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근래 몇 년간 자본시장의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투자에 대한 진입 장벽이 현저히 낮아졌다.

 

투자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그와 관련된 소식을 접할 기회도 많아졌지만, 결국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합당한 이유 없이 ‘오른다’는 정보만 듣고 종목을 선택한다면, 위기가 찾아왔을 때 자칫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기술의 발전은 짧은 기간 자본시장에 많은 변화를 이뤄냈다.

애플리케이션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주식도 거래하고, 인공지능(AI)을 통해 상품을 매매하며, 심지어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가상화폐라는 아예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기까지 했다.

 

AI 투자 관련 핀테크 회사에 소속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리 회사 이용객 중 70% 이상이 MZ세대인데, 요새 MZ세대 참여율이 높아지는 게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고 소회를 밝혔다.

 

업계에서도 체감할 만큼, 이런 기술 발전에 익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투자 참여도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지식 플랫폼 네이버 엑스퍼트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원 중 재테크 클래스를 이용하려는 사람은 전년 대비 8.3배 증가했다고 한다. 또 최근 증권가를 비롯한 금융계에서도 MZ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마케팅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시장참여자도 손익이 발생하는 마당에,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사람들은 투자에 대한 각종 정보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잘못된 소식을 채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 예시 중 하나로 올해를 뜨겁게 달궜던 ‘도지코인’을 들 수 있다.

 

단순히 강아지(DOG)를 ‘도지(DOGE)’라는 의도적인 오탈자로 부르는 밈(Meme)을 유래로 한 ‘도지코인’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단 한 사람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의해 그 시세가 급등하고 떨어졌다.

 

물론 거대 기업의 CEO 한마디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근거로 올랐다기에 한 달 동안 약 70원에서 869원은 너무 과한 폭등이다. 어느 순간부터 세간에는 일론 머스크의 말보다 ‘코인이 상승한다’는 사실이 더욱 중요해졌고, 결국 거품이 꺼지며 200원대로 후퇴해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보았다.

 

설령 옳은 정보를 받았더라도, 본인이 기본적인 정보를 모르고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지 않으면 몇 번의 위기 경보가 울려도 대처하지 못하고 손해를 입을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AI 트레이딩 시스템이 높은 수익을 보이기는 하지만 손해를 아예 안 보지는 않고,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할 때와 같이 말도 안되는 시장이 오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감정 없이 냉정하게 매매를 하는 AI도 손해를 볼 수 있는 판에 투자 심리에 휘둘리는 인간이 최소한의 시장 파악 없이 단순히 ‘오른다’는 소문만으로 투자하는 것은 현금을 바람에 날린 뒤 우리 집으로 날아오기를 바라는 것과 다름이 없다.

 

모든 투자는 당연히 오른다고 기대하기 때문에 투자하는 것이지만, 이유가 있어 상승세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무작정 지표가 좋기를 바라며 근거를 억지로 맞춰 투자하는 것은 선후 관계가 맞지 않는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지난 16일 발표한 보고서 ‘MZ세대의 은퇴인식과 퇴직연금 운용 트렌드’에 따르면 퇴직연금 운용에 대한 정보를 얻을 때, 수익률 7.5% 이상의 고수익 집단은 신문·잡지·증권전문 방송·금융사 직원 등 금융전문가 채널을 선호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수익률 1.2% 미만의 저수익 집단은 채널이 아닌 동료와 지인으로부터 정보를 얻는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선택과 투자, 수익과 손실은 모두 본인의 몫이다. 자신의 돈이 직접 들어가는 시장을 파악조차 하지 않고 수익을 좇아 발을 들이는 것은 벌거벗고 총성이 빗발치는 전쟁터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것과 같다. 운이 좋으면 어떻게 총알을 피해서 목적지로 가겠지만, 운이 나쁘면 즉사다.

 

결국, 자신이 투자에 앞서 ‘왜 오를 것 같은지’와 ‘만약 위험하면 어떻게 할 건지’ 등의 생각을 자기 '주관’대로 갖고 있어야 이익은 못 보더라도 손실은 덜 할 수 있다. 아무리 높고 굵은 나무라도 뿌리가 없으면 한낱 미풍에 쓰러지는 막대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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