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스템반도체, 성장 사이클 '주목'한 이유는..."인력과 팹리스 지원이 핵심"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파운드리) 업종의 실적 모멘텀은 당분간 지속되지만, 글로벌시장 성장률은 올해보다 내년에는 조금 낮아질거란 전망 속에 정부와 기업이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수년 내 시스템반도체 1위를 노리고 삼성전자나 여러 반도체 기업들, 또 정부가 중장기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와 함께 사업구조 변경에도 박차를 가할 태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25일 “시스템반도체를 장기적으로 좋게 보는 것은 맞지만, 시스템반도체의 시장성장률은 올해보다 조금 낮아질 것 같다”며 “전체를 시스템반도체로 보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 반도체 분류를 범용과 주문형 반도체로 나눴을 때 연결된 건 결국 파운드리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하지만 “정부도 애를 쓰고 지원을 30년간 했지만 큰 성과는 사실 없었다”며 “예산 투자는 물론 해당 기업들의 사업구조변경 등을 고려해서 다각도로 전략있게 계획해 신경써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임원 인사 및 조직을 개편한 반도체 1위 삼성전자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내년도 사업구상에 들어갔다. 삼성은 2030년까지 171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분야도 메모리반도체 위상처럼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시스템반도체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지난달 파운드리사업을 위해 미국 텍사스주(州) 테일러시에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신설 투자 결정과 최근 일련의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 제품을 출시했다.
정부도 2025년까지 시스템반도체와 미래차·바이오헬스 등 BIG3 산업 영역에서 세계 1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지난 21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7차 혁신성장 BIG3 추진회의를 주재하며 이 같이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어 “반도체 초격차 유지와 세계 최고 전기수소차 생산, 바이오경제 시대 본격화 등 2025년까지 BIG3 산업 영역에서 세계 1위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년엔 모든 정책역량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 BIG3 분야에 올해보다 43% 증가한 6조3000억원의 예산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반도체 범주를 나눴을 때, 메모리반도체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이 잘하고 있다”며 “하지만 시스템반도체는 글로벌쪽 시장이 큰데, 우리나라는 아직 주도권이 약한 건 사실이라서 해당 기업들은 투자를 많이 했고, 정부 역시 길게 보고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관련 발전에 관해 제시한 것과 바로 5월 K-반도체 발전 전략 등 2030년까지 전반적 내용 등을 담아놨다”며 “그렇다고 바로 인프라 및 예산이 집중 편성되지는 않겠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인력양성이나 팹리스에 대한 부분은 계속 지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내년 비메모리반도체의 업황 개선 전망도 나왔다.
2022년 삼성전자 비메모리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파운드리 가동률 상승과 5나노 생산수율 개선 효과로 전년대비 각각 26%와 102% 증가한 27조2000억원, 3조6000억원으로 예상돼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예측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 파운드리 주요고객(퀄컴, 엔비디아, IBM 등) 매출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2023년까지 2년치 물량을 수주한 것으로 보여 내년부터 뚜렷한 실적 개선 추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긍정적인 재료들로 지난 24일 삼성전자 주가는 마이크론이 예상치를 웃돈 분기 실적과 내년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치들이 분위기를 이끌며 장중 한때 '8만 전자'에 안착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는 0.75% 오른 8만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0.39% 상승한 12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