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패러디 광고 중에는 원작의 인기를 능가하는 경우도 있다. 그 중 하나의 원작은 온라인 영어교육업체 “야나두”의 TV광고 캠페인이다.
배우 조정석이 “하루 10분이면 너도 영어할 수 있어”라는 카피와 함께 “야 너두” 등의 다양한 변형을 통해 재미는 물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야 너두”는 개그 프로는 물론 다양한 예능프로에서도 많은 패러디를 양산하였다.
이를 패러디한 광고는 한 모바일 게임의 극장 광고다.
두 광고는 거의 비슷한 형식과 카피로 진행되지만 정통 배우인 조정석과 개배우(개그맨 + 배우) 정성훈의 차이만큼이나 서로 색깔이 다르다. 정성훈의 코믹한 말투와 함께 대놓고 자기가 지금 어떤 광고를 따라 하고 있는지 물어보는 대목
에서 빵 터진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광고라면 빠지지 않는 브랜드가 왕뚜껑이다.
촌스러운 월남치마를 입은 황보라가 길을 지나다 길에 떨어져 있는 왕뚜껑을 발견하고 몰래 치마로 덮고 시치미를 떼고 있다.
왕뚜껑을 잃어버린 남자 모델이 이리저리 찾아 다닐 때 “난 그런 거 몰라요~”라는 옛날 노래가 대답하듯 배경음악으로 깔리며 “이미 뚜껑은 덥혔다”라는 의미심장한 나레이션이 나온다.
마침 자동차 한대가 길을 지나고 눈치 없는(?) 남자 모델이 길 한복판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황보라를 다급하게 일으켜 세우는 장면으로 마무리 된다.
왕뚜껑이 선보인 재미있는 패러디 중 하나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혁신적인 휴대폰과 독특한 광고로 젊은이들을 열광시켰던 스카이의 뮤직폰을 패러디한 광고다.
클럽이라는 배경과 모델들의 춤추는 모습 그리고 BGM이 붕어빵처럼 완전히 똑같다. 차이는 이어폰을 귀에 꼽고 음악을 듣는 대신 왕뚜껑을 귀에 대고 있다는 점과 마지막 멘트“같이 들을까?”대신 “같이 뚜껑 열까?”로 바뀐 정도다.
이 패러디의 완성은 마지막에 제품과 함께 나오는 광고 카피다. 원작의 “It’s different”를 살짝 비틀어 “It’s delicious”로 표현한다.
다음 광고는 배우 이병헌이 “단언컨데”라는 명 카피를 남긴 한 휴대폰 광고를 패러디 했다.
모델은 면이라면 환장하는 “면 치기”의 대부 김준현이다. 메탈을 뚜껑으로 바꾼 “단언컨데, 뚜껑은 가장 완벽한 물체입니다”라는 기발한 카피와 함께 음식에 대한 진지함을 넘어 숭고함 마저 느낄 수 있는 가볍지 않은 김준현의 모습이 압권이다.
비록 오래 전 광고들이지만 지금 다시 봐도 패러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광고다. 마치 “패러디는 이렇게 하는 거야” 라고 한 수 가르치는 듯 말이다.
위의 성공한 패러디 광고들의 공통점은 원작과 패러디가 닮은 듯 다른 느낌이라는 점이다. 원작의 틀을 살리면서도 다른 느낌을 주는 트위스트가 있다.
패러디의 기본이 풍자와 해학이라 할 때,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는 두 사람을 모델로 캐스팅 한 것이 신의 한 수인 것이다.
패러디의 성공에 기여한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다큐도 개그로 만드는 비상한 재주를 가진 정성훈과 김준현이라는 모델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진짜 일등공신은 그런 신의 한 수를 생각해내고 원작을 절묘하게 비트는 아이디어를 짜낸 광고쟁이들이 아닐까?
◀신재훈 프로필▶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