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잇따라 희망퇴직…수익악화 전망에 비용절감 나서

김태규 기자 입력 : 2021.12.27 07:04 ㅣ 수정 : 2021.12.27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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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기준금리 인상 악재로 카드사 수익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몸집을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지난 24일까지 1966~1967년생, 소속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36개월치 임금 지급을 조건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가맹점 수수료율이 다시 인하되고 카드론이 DSR 규제에 포함되는 등 업황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며 "수익악화 전망이 인원 감축의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오토금융 강화, 독자가맹점 구축, 해외진출 등으로 수익개선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수익개선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우리카드에 앞서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도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롯데카드는 최근 사내에 근속 10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공고했다. 조건은 근속기간에 따라 32~48개월의 기본급과 최대 2000만원의 학자금 지급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희망퇴직을 진행한 이후 추가 희망퇴직 문의가 있었다”면서 “시장환경을 감안해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가장 먼저 최대 36개월치 임금 지급을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조건은 다른 카드사와 비교해 특별할 것이 없었지만, 신청 가능 연령대가 1981년생(만40세)까지 낮아졌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직원들의 제2의 인생 설계를 위해 실시한 것이고, 실적 악화 전망과는 관계가 없다”며 “실제로 신청자도 10여명 정도로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줄줄이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카드사들이 이미 수년간 몸집을 줄여온 만큼 희망퇴직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카드는 이미 지난해 실시한 희망퇴직에서 200여명이 신청한 바 있으며, 다른 카드사들도 그간 희망퇴직 등으로 인력을 감축해왔다.

 

카드사들은 지속되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 실적이 부진하면서 카드론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23일 당정이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또다시 인하하기로 결정하면서 신용판매 실적은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내년 초 기준금리 인상 전망과 총부채원리금상황비율(DSR) 규제에 카드론이 포함되는 등 카드론 수익 역시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23일 금융위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발표에 "수수료 인하 중단과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한 카드노동자들의 절실한 목소리가 온전히 반영되지 못했다"며 아쉬움과 유감을 나타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KB국민‧롯데‧우리카드 외에) 다른 카드사가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을 할지는 각 사의 사정이 달라 예상하기 어렵다”면서도 "지난 2018년 수수료율이 인하된 뒤에도 많은 구조조정이 있었다. 이번에도 그 정도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다만 아직 수익 악화가 발생한 것은 아니어서 선제적인 대응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수익이 줄어들면 이익 유지를 위해 비용을 줄여야 하는데, 다음 수수료율 재조정 시 비용을 절감했다는 이유로 또다시 수수료율이 인하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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