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증권거래세 완전폐지와 공매도 서킷브레이커 도입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업계는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증권거래세 폐지를 통해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증권가에도 약간의 투자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주식투자자는 거래 시에 수익 여부와 관계없이 지표별로 각각 코스피 0.08%, 코스닥 0.23%, 코넥스 0.1% 등의 거래세를 내야 한다. 오는 2023년부터는 증권거래세법을 개정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0%와 0.15%로 인하된다.
증권거래세가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상황에서 윤석열 후보는 지난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며 증시 활성화를 위해 감축 시기를 앞당겨 아예 폐지하겠다는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이외에 장기투자자에게 양도세 감면 혜택을 주고, 신산업 분할 상장 시 투자자 보호, 내부자 무제한 지분 매도 제한, 공매도 제도 개선, 자본시장 투명성·공정성 개선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증권거래세 폐지에 대해서는 이미 앞서 국회에서 여러 차례 언급된 적이 있다. 여당과 야당이 모두 ‘폐지론’을 내세웠는데,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6월에,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11월에 거래세를 폐지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두 의원 모두 발의안에서 제안 이유에 대해 증권거래세가 ‘양도소득세’와 동시에 부과되는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유경준 의원 사무실 관계자는 “세계적으로는 거래세와 양도세 중 하나만을 택해서 시행하고 있고, 그 규모도 점차 줄이는 상황”이라며 “거래세의 경우 증권사에게 ‘시장조성자’라는 명목으로 감세 혜택을 주고 있는데, 개인투자자가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도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 사무실 관계자는 “세수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증권 시장이 발전되고 확대된다면 양도소득세를 통해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양도세를 좀 더 견고히 하고, 거래세를 폐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식 거래로 인한 소득이 일반화되는 점도 거래세 폐지를 뒷받침해주는 근거가 된다. 금융투자소득세가 신설되면서 차익뿐만 아니라 이자·배당·연금 등도 결손금의 이월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는 “이월결손금이 주식에도 적용되면서 일반화가 됐으니 세법을 양도소득세로 일원화하는 것”이라며 “금융투자소득세도 과세하는 마당에 증권거래세는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최근에 폐지가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세수가 얼마나 증감할지 모르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어 확실하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이번 공약의 취지는 옳은 방향성을 갖고 있다고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이번 발표를 두고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세 폐지는 개인투자자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좋은 방향”이라며 “국내 거래세의 세율이 높은 점과 양도세가 곧 시행한다는 점을 통해서도 폐지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증권거래세를 통해 프로그램 매매나 단타 투자의 충격을 완화할 수도 있는 등 무조건 악영향만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거래세 제도의 좋은 효과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세를 폐지한다면 증권업계에는 일단 좋게 작용할 것이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밝히면서도 “하지만 거래세가 있다고 주식을 안 했던 것은 아니고 양도세도 시행되니, 호재긴 하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생각보다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