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어른들의 상술로 아이들이 겪게 될 실망과 불신을 생각하면 너무나 안타깝다.” 포켓몬스터 팝업스토어(임시매장)에서 럭키박스(여러 상품을 무작위로 담아 포장해 일정한 가격에 판매하는 상품)를 구매한 소비자 A씨는 30일 뉴스투데이에 “엉뚱한 인형만 잔뜩 들어있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포켓몬코리아는 지난 17일부터 10일간 서울 강남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점 지하 1층에 포켓몬스터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팝업스토어에서는 포켓몬 캐릭터 상품 판매는 물론, 신제품도 공개해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럭키박스도 팔았다.

그런데 팝업스토어에서 구매한 럭키박스를 풀어본 뒤 아이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럭키박스 속 상품 9개 중 3개를 제외한 6개가 안내 이미지에 없던 상품이어서다. 럭키박스 안내문에는 30종의 상품 이미지와 함께 ‘상기 이미지 품목들 중 랜덤(무작위)으로 상품이 들어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A씨도 이 안내 문구를 믿고 럭키박스를 구매했다 아이들의 원망을 들어야만 했다. A씨는 “럭키박스에 들어있는 상품 3분의 2가 안내 이미지에는 찾아볼 수 없는 상품이었다”며 “잘못된 안내 문구로 인해 럭키박스 이미지에 포함된 상품들만 들어있는 것으로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A씨는 안내 문구와 다른 구성 상품을 교환·환불하려 다음날 오전 팝업스토어를 다시 찾았지만 “환불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말만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안내 이미지의 상품뿐 아니라 그 외 30여종의 다른 품목들도 포함돼 있다. 다른 품목들도 포함돼 있지만 표시만 못한 것일 뿐”이라는 게 포켓몬코리아 측 설명이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소비자는 지갑을 열기 전 랜덤박스의 경쟁률이 얼마나 될지 생각하는데, 확률에 대해 기재하지 않은 점은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라며 “소비자가 구매하기 전 기본적으로 필요로 한 정보를 고지해야하는데, 그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짚었다. 

포켓몬코리아 측은 “팝업스토어 운영을 대행업체에서 진행해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환불 조치 진행을 약속했다.

포켓몬코리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상품 환불은 파손 및 하자가 있는 상품, 단순 고객 변심에 따른 환불도 현장 스태프들이 진행해 드리고 있지만, 럭키박스는 상품 특성상 오픈한 상태에서는 파손이 확인된 상품 이외에 단순 변심에 의해서는 환불이 어려울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미지상에 있는 상품들로만 구성돼 있다 생각하고 구매한 경우엔 환불 진행 안내를 해드릴 수 있는 상황이라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과 연락이 닿으면 환불 조치 진행을 도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현장 스태프의 미숙한 조치로 고객께 불편을 드려 송구하고, 추후에는 현장 스태프 교육에도 부족함이 없도록 주의토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