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태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공정위는 지난 29일 ‘슬롯 반납’, ‘운수권 재배분’ 등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양사 결합을 승인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의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발송할 계획이다. 이후 기업 측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위원 9명이 참여하는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린다.

공정위는 두 기업 계열사를 포함한 5개사(대한항공·아시아나·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운항노선과 여객·항공 등 시장을 분석해 경쟁 제한성을 분석했다. 두 회사가 결합하면 항공 여객 시장에 독점 노선 10개를 포함한 일부 노선에 경쟁 제한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대상이 됐다.

이에 공정위는 두 기업 결합을 승인하면서 두 항공사 슬롯 반납과 운수권 재배분 조건을 내걸었다. 슬롯은 항공사가 공항에서 특정 시간대 운항할 수 있도록 배정되는 시간이다. 운수권은 다른 나라 공항에서 운항할 수 있는 권리다. 

이 같은 구조적 조치의 효과가 작거나 이 조치가 불필요한 일부 노선에는 운임인상 제한, 공급축소 금지, 서비스 축소 금지 등 행태적 조치를 추가 조건으로 제시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공정위에서 최종 결론이 나더라도 해외 경쟁당국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가지 태국, 베트남 등 일부 국가는 심사가 완료됐지만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영국, 싱가포르, 호주 등 7개국이 아직 심사를 진행 중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쟁당국 간 조치의 상충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경쟁당국과 경쟁제한성 판단, 시정방안 마련을 위한 협의를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