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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한전 사장의 전격적인 조직개편, 'ESG 리스크' 정면돌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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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도원 기자
입력 : 2022.01.03 14:56 ㅣ 수정 : 2022.01.03 16:31

글로벌 자금의 한전 투자 철회사태에 본격 대응할 듯/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위한 조직도 대폭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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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한국전력 사장과 한국전력 본사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한국전력이 3일 현장 중심 안전관리, 에너지 효율 컨트롤 타워 기능 강화, 연대와 협력의 에너지 생태계 구축 등을 화두로 삼은 조직 개편을 지난 1일 단행했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핵심은 두 가지이다. 오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 대응과 ESG경영 강화에 따른 탄소중립 추진이 그것이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한다. 

 

우선 지난 해 쿠팡 물류센터 화재사건 이후 마련된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사망사고 등 중대한 산업재해 발생 시 원청의 최고경영책임자(CEO)를 형사처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전은  '안전보건처'를 사업총괄 부사장 직속으로 변경해 사고예방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중대재해를 사전 방지할 수 있도록 인력, 조직, 예산, 제도 등을 마련하는 게 그 골자이다. 이를 통해 안전 정책 수립과 현장관리 조직을 일원화하기로 했다. 전력설비 및 정책부문 담당 상임이사가 참여하는 '전사안전관리위원회'(가칭)를 신설해 안전 정책 거버넌스를 강화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의 발효가 기업의 경영부담을 무겁게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적인 공기업이 성공적인 예방 시스템을 구축할지가 관전 포인트이다.  

 

정승일 사장 취임이래 두 차례의 조직 개편, 일관되게 탄소중립 조직 강화에 초점 맞춰 

 

한전은 3일 새해 조직개편과 관련, "정승일 사장 취임 이래 두 번째 조직개편"이라면서 "지난해 11월 빛가람 국제전력기술 엑스포(빅스포)에서 선포한 탄소중립 비전 실행의 원년으로 삼기위한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탄소중립전략처'의 강화가 그 핵심이다. 에너지 효율 개선의 총괄기능을 보강해 탄소중립의 근간 역할을 하도록 했다.  '지속성장전략처'에 '전력정책분석팀'을 신설해 국내외 전력산업 이슈에 대한 대응력도 높이기로 했다.

 

이 두 조직은  정승일 사장의 탄소중립 전략의 골간을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사장은 지난 6월 부임이래 첫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이 '전력혁신본부'를 신설하고 그 산하에 '탄소중립전략처'와 '지속성장전략처'를 배치했다. 화석연료 중심의 발전을 지양하면서 친환경에너지 중심으로 전력공급체계를 혁신하는 게 목표이다. 

 

지난 해 11월에는 탄소중립 추진을 위한 사내 최고 심의기구인 'KEPCO 탄소중립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정 사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이 위원회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전략 방향을 논의하고  사내외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간 연대와 협력으로 탄소중립을 향한 최적 경로를 발굴하는 조직이다.

 

석탄발전소 투자 지속한 한전, 글로벌 투자자들에 의한 '투자 철회' 수모 겪어

 

한전의 탈탄소 발전으로 이동하기 위한 조직을 거듭 강화하는 것은 지난 해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겪었던 충격적 사건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주요 글로벌 투자자들이 두 차례나 한전 투자를 철회하는 수모를 겼었다. 투자철회의 이유는 분명하다. 한전이 석탄화력 발전소를 증설함으로써 글로벌 탄소중립정책에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ESG 경영' 중 E(환경)리스크에 대한 대응책인 것이다. 

 

5480억 달러 규모의 운용자산을 자랑하는 네덜란드 연기금 APG는 보유한 6000만 유로(약 790억 원) 상당의 한전 지분 대부분을 지난 2020년 2월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APG는 성명에서 “한전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멤버들은 자신들의 결정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은 현재 석탄 화력발전 부문을 거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전은 한국정부가 절반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안정적인 기업이지만, 화석연료 투자를 중단하지 않으면 투자시장에서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운용자산 규모 30조원의 영국 국가퇴직연금신탁(네스트·NEST)을 UBS 자산운용사도 한국전력 지분을 매각했다. 

 

한전을 포함해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과 임페리얼오일, 미국 석유기업 마라톤오일, 홍콩 전력회사 파워에셋 등 5개 기업의 주식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지난 12월 알려졌다. 매각 지분의 가치는 4000만 파운드(약 630억원) 규모이고, 매각이유는 화석연료 기업 배제였다. 

 

사실 한전은 재생가능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면서도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투자도 지속해왔다.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발전 공급량을 맞추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한전이 인도네시아 자바에 새 석탄 화력발전소(480억원 규모) 건설, 베트남 붕앙2 석탄발전 사업 투자 등을 진행해온 것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탄소중립 가이드라인에 걸린 것이다. 

 

정승일 사장이 두 차례의 조직개편을 통해 ESG 중 'E 리스크'를 정면돌파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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