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총수의 맏형’ SK 최태원 회장의 '경영승계 꿈나무'는 누구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01.04 16:36 ㅣ 수정 : 2022.01.05 11:57

최윤정-최민정-최인근 3남매 주목...바이오-반도체-친환경 에너지 세계 최고 경쟁력 확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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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재계에도 MZ세대(20대∼40대 연령층)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한국 경제가 고도성장을 이룬 격동의 시대 한 가운데 있던 재계 1·2세대가 물러나고 하루하루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를 이끌어가는 재계 3·4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는 세대교체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버지 뒤를 이어 기업 미래를 이끌어갈 오너 자녀들의 경영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양상이다. 

 

이러한 세대교체 중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일가(一家)도 포함돼 있다. 최태원 회장은 젊은 총수의 맏형 격이다. 최 회장은 올해 만 62세(1960년 생)로 총수 평균 연령에 접어들었다. 그는 1998년 선친 고(故)최종현 선대 회장 타계로 39세의 젊은 나이에 일찍이 회장이 됐다.

 

그래서인지 최태원 회장 슬하 3남매에 대한 경영권 승계 가능성도 단연 관심사다. 3남매는 각각 바이오, 반도체, 에너지 분야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물론 이들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경영 일선에 직접 뛰어들기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업계의 세대교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세 사람이 아버지 뒤를 이을 핵심 후계자로 가시화될 날이 그렇게 멀지 않은 미래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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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장녀 최윤정

■ 장녀 최윤정, 미래 먹거리 ‘바이오’ 전문가로 우뚝 

 

1989년생으로 올해 34세가 된 최태원 회장 장녀 최윤정 씨는 바이오 산업에 특화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중국 베이징 국제고를 졸업하고 2008년 미국으로 건너가 동부의 명문 시카고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후 2년간 뇌과학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최씨는 이보다 앞서 대학 입학 전 미국 하버드대학교 물리화학 연구소와 국내 한 제약회사에서 인턴 경험을 쌓는 등 전문가의 길을 걸어왔다.

 

그후 한국에 입국한 최윤정 씨는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업체 ‘베인&컴퍼니’에 입사해 경력을 쌓은 후 2016년 퇴사했다. 그리고 이듬해 SK그룹 지주사 SK㈜의 자회사 SK바이오팜에 입사해 경영전략실 산하 전략팀에서 선임매니저로 근무하며 SK그룹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업계에서는 최윤정 씨가 당연하게 큰 매출을 담당하는 그룹 주력사에 입사할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의 행보가 예상과 달리 주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하지만 바이오는 SK가 수십년 전부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키워온 핵심사업 중 하나다. 1990년대 고(故)최종현 회장 시절부터 SK 핵심 사업인 정밀화학을 확대해 차세대 먹거리인 제약·바이오 분야 키우기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1993년 대전 대덕연구원에 제약팀을 구성해 '제약(Pharmaceutical)'의 뜻을 담은 ‘P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는  최태원 회장에게까지 이어져 혁신적인 신약 개발을 위한 중추 역할을 했다.

 

SK그룹은 2007년 지주사 체제로 바뀐 이후에도 신약 연구개발(R&D)조직을 두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2011년 물적분할을 통해 'SK바이오팜'이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했다.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과 관련해 수십년간 탁월한 R&D 역량을 쌓아온 기업으로 높이 평가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최윤정씨가 SK바이오팜에 입사한 것은 SK그룹이 바이오를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크게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대목이라는 평가가 쏟아진다.

 

현재 최씨는 SK바이오팜 전략팀에 책임매니저(대리급)직을 잠시 내려놓은 상태다. 그는 휴직계를 내고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해 2019년 9월 미국 스탠퍼드대 유학길에 올랐다. 

 

바이오인포매틱스는 컴퓨터를 활용한 대규모 바이오 데이터 수집·분석으로 신약 개발 등을 지원하는 학문으로 SK바이오팜 사업과도 연관이 깊다고 볼 수 있다. 또 최윤정씨가 소속된 전락팀이 신약개발과 성장 전략 등을 담당하는 기업 핵심 부서이니만큼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그가 어떤 활약을 펼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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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차녀 최민정

■ 차녀 최민정, 반도체 사업에 보폭 넓혀 

 

1991년생으로 32세인 최태원 회장 차녀 최민정씨는 지금껏 흔히 접해온 재벌가 딸들과는 전혀 다른 행보로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중국 베이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최민정씨는 2014년 돌연 해군 사관 후보생에 지원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소위로 임관한 그는 2015년 전투를 전담하는 함정병과 장교로 청해부대 소속 충무공 이순신함에 몸을 실었다.

 

그는 2016년부터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정보통신관과 지휘통제실 상황 장교로 근무한 후 2017년 중위로 전역했다.

 

최민정 씨는 전역 이후 기업 총수의 수순을 걷게 된다. 최씨는 지난해 2018년 중국 '톱(Top) 10 투자 회사'로 알려진 홍이투자(弘毅投資·Hony Capital)에 들어가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팀에서 근무했다. 그곳에서 약 1년여간 경험을 마친 그는  2019년 8월 SK그룹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에 입사했다.

 

그는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있는 SK하이닉스 인트라(INTRA) 조직 'TL(테크니컬 리더·대리급)'에서 일을 시작했다. 인트라는 SK하이닉스의 국제통상과 정책 대응 업무를 맡는 조직이다. 최씨는 이곳에서 각종 기업 M&A 프로젝트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년 후 2019년 10월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 중 하나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방문 연구원으로도 활동했다. CSIS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하고 주요 정·재계 인사들과 교류하며 한반도 환경 변화에 관한 연구를 맡은 게 그의 주요 업무였다.

 

이 같은 행보는 국제 통상, 정책 대응 등 최씨 본업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특히 당시 최태원 회장이 “SK 회장을 한 지 20년 동안 이런 지정학적 위기는 처음”이라고 우려한 바 있는데 최민정씨의 CSIS 활동은 이 같은 SK그룹 차원의 고민이 반영된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밑거름으로 삼아 최민정 씨는 향후 SK그룹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될 거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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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장남 최인근

■ 막내 최인근, 친환경 에너지에 주목

 

1995년생으로 올해 28세인 최태원 회장 막내 아들 최인근 씨는 두 누나들과는 다르게 대외적으로 많은 정보가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조용히, 차근차근 후계자 교육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최씨는 국내에서 교육청이 혁신학교로 지정한 대안형 특성화 중·고등학교 '이우학교'를 졸업했다. 그리고 그는 2014년 미국으로 건너가 브라운 대학교에 입학해 물리학을 전공했다. 이후 글로벌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 인턴십을 거친 그는 지난해 SK E&S 전략기획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사회 초년생으로 첫발을 뗐다.

 

그도 큰 누나 최윤정 씨와 마찬가지로 비주류 계열사에 입사해 주목받았다. 그러나 그가 미래 에너지 비즈니스 등에 관심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그의 발걸음이 그룹의 차세대 먹거리인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가상발전소(VPP) 등 첨단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는 SK E&S로 향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인 셈이다.

 

현재 신입사원인 최씨가 향후 유력한 후계자로서 어떤 면모를 보여주게 될 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2월 BBC코리아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인터뷰에서 자녀 승계에 대해 정해진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다”며 “제 자녀도 노력해서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아직까지 경영 일선에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 승계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후 SK그룹 경영권이 전문경영인 손에 맡겨질지, 혹은 세 자녀 몫이 될지, 그렇다면 누구에게 넘어가게 될 지가 초미의 관심이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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