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최근 세계적 금리 인상과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여력 부족 등으로 빚을 내서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증권전문가들은 18일 연초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이른바 ‘빚투’는 위험성마저 크다고 경고했다.
국내 기준금리는 1.25%다. 지난해 0%대의 저금리 시대를 지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 온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이달 기준금리 인상 외 신년사와 보고서 등을 통해 여러 차례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을 시사하고 있어 이자 부담에 따른 신용거래 움직임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7일 기준 국내 28개 증권사 16~30일 기간의 평균 신용융자 이자율은 7.0%고, 8% 이상의 증권사도 3곳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이 예전처럼 신용융자를 내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며 “현재 증권사의 추가 금리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몇 년 사이 신용융자의 규모가 급격히 거대해지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여력이 부족해진 점도 신용융자 선택에 걸림돌이 된다.
2020년 3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한 시점에서 국내 신용융자 잔고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6.6조원 규모였다.
반면, 지난해 10월의 신용융자 잔고는 24조원 규모로 약 1년 9개월 동안 2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과 일본은 약 88%, 중국은 약 60% 증가하는데 그쳤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주식시장 신용융자 잔고의 증가 속도는 주요국에 비해 월등히 빠른 수준”이라며 “증권사 신용공여 여력 감소로 향후 지속적으로 커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주 중 있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예측되면서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는 점도 신용융자를 생각하는 투자자들에게 부담이 된다.
지난 17일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2월 1일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2,900선 밑으로 내리며 시장의 불안감이 지수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용융자 잔고 규모는 주식에 기대감이 생기면 커지는 등, 지수와 비례해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며 “최근에는 지수의 하락으로 신용융자가 매우 취약한 상태고, (신용융자의) 액수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신용융자를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한다면 손해를 보는 상황에서 대응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처럼 방향성 없이 위아래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변화에 대처하는 것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결국 투자는 본인의 판단이지만, (신용융자는) 현재의 시장에서는 유용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업계 종사자는 “올해는 주식시장이 좋지 않을 거라 빚을 낼 때가 아닌데, 지금 빚투를 선택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