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논란 여파, 2.1조원 잠실 마이스 사업까지 영향 미칠까
정몽규 회장, 사퇴설에도 불구 주가 4거래일 하락...HDC, 계열사 주가 방어에 100만주 매입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 공사 현장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되자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의 우선협상자 선정이 뒤바뀔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 강남권의 새로운 중심축이 될 잠실 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사업은 한화그룹·HDC그룹·하나금융투자가 주축이 된 한화 컨소시엄으로 2023년 하반기부터 착공 예정이다.
한화컨소시엄에서 지분 20%를 가진 HDC그룹의 소속 기업인 HDC현산이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붕괴사고를 낸 지 불과 수개월 만에 또다시 신축 공사장에서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이번 컨소는 지난해 7월 제3자제안 재공고 이후 서울연구원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 주관의 평가위원회에서 개발구상과 설계‧시공계획, 운영계획, 공익성 등 종합적인 평가를 거쳤다.
책임의 논란에 선 HDC현산이 포함된 한화 컨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당시, 서울시가 낸 사업제안서 평가기준은 안전과 관련된 항목의 배점이 매우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부문에서는 시공능력평가액이 도급예정액을 넘어서는지가 주 평가였고, 다음 단계서 1000점 만점으로 구성된 항목 중 안전과 관련된 것은 공사 중 관리계획의 적정성 항목(10점), 환경 및 안전관리계획의 적정성(20점) 등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HDC현산은 우선협상대장자고 아직 실질적인 협상도 들어가지 않은 상태다”며 “수사나 처벌, 원인 등이 나오지 않은 단계라서 현재는 검토할 사항이 있는지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사고조사위원회나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광주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콘크리트 양생 미흡과 현장관리 소홀 등이 거론됐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광주 공사현장 사고는 HDC현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설하는 곳 대부분이 하도급이나 감리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하면 리스크가 오래 갈 수 있어 잠실 컨소시엄에도 영향이 갈 수 있고, 금융권까지 부담이 전이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건설업계의 또 다른 한 관계자는 “HDC현산이 두 번을 연달아 사고가 발생해 더 크게 부각되는 건 있다”며 “물론 HDC현산의 책임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더 큰 문제는 철저하게 공사의 모든 부분을 관리 감독하라고 감리제도가 있는 건데, 그 문제를 더 들여다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HDC현산 주가 19.03% 급락...HDC, 주식매입 통한 방어 나서
HDC현산은 지난해 6월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구역 붕괴 사고로 17명의 사상자를 냈고, 7개월 만인 지난 11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 외벽 붕괴 사고에서 현재 1명이 사망하고 5명에 대한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HDC현산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고 아이파크 브랜드 퇴출 움직임까지 보이는 등 비판이 거세자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일 회장직에서 사퇴의사를 발표했다.
여러 악재가 겹쳐 HDC현산 주가에도 막대한 영향이 미치자 지주사인 HDC가 주식 매입을 통한 계열사 주가 방어에 나섰다.
HDC는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현대산업개발 보통주 100만3407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외벽 붕괴 사고 다음 날인 12일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294870) 주가는 19.03% 급락했고, 17일까지 4거래일간 하락해 주가가 모두 27.18% 빠졌다.
정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시회적 비난은 거세지면서 전일에도 HDC현대산업개발은 0.79% 내려 1만8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전일 대비 500원 하락한 1만8400원으로 출발해 그동안 낙폭에 따른 저가매수의 유입으로 한때 1만9800원까지 올랐지만 하락 전환으로 장중 1만7800원까지 미끄러졌다.
■ HDC현산, 잠실 마이스 사업...우선협상자 선정
HDC그룹은 지난 10일 한화그룹, 하나금융투자 등과 함께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10대 대형 건설사 중 7곳이 참여한 무역협회 컨소시엄이 우세할 것이란 업계 예상을 깨고, 한화건설 컨소시엄이 역대 민간 복합시설 개발사업 최대인 2조1000억원 규모의 잠실 마이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은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25 잠실운동장 일대 약 36만㎡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2029년까지 코엑스 3배 크기의 전시·컨벤션 시설과(12만㎡) 야구장(3만5000석), 스포츠 다목적 시설(1만1000석), 수영장, 호텔(900실), 문화·상업시설, 업무시설 등을 조성한다.
민간이 사업비를 부담하고 40년간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수익형 민자사업(BTO) 방식으로 추진된다.
HDC그룹은 잠실 스포츠 마이스 민간투자사업을 서울의 새로운 중심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래지향적 복합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한화그룹과 HDC그룹이 최대 지분으로 각각 39%와 20%를 갖고 참여한다.
건설사로는 HDC현대산업개발과 한화건설, 중흥건설, 우미건설, 금호건설이 참여하고 금융사로는 하나금융투자와 신한은행, 이지스자산운용, HDC자산운용 등이 함께한다.
운영사로는 HDC아이파크몰과 호텔HDC, HDC아이서비스, 한화솔루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시스템, 킨텍스, 넥슨, 신라호텔, 메가존, 한무컨벤션, CS프로퍼티 등이 참여한다.
설계 및 디자인은 헤더윅(영국), 파퓰러스(미국), 베노이(영국), DA, 나우동인 등이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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