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 2금융권 대출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동시에 카드사의 재무 건전성도 위협받고 있다.
올해 금리인상과 함께 2금융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이 낮아져 카드론이 역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의 카드론(신규) 평균 금리는 전달 대비 0.30%p 오른 13.88%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이들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4조8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30조3047억원)보다 약 4조원 증가한 수치다. 다만 지난해 8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총량 관리에 나서면서 같은 해 8월보다는 6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카드론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금리 또한 낮아져 급성장했다.
카드사들은 수년간 지속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카드결제 부문에서 수익을 만들어내기 어려워지자 카드론을 통해 수익을 만회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금리인상 기조로 전환되면서 카드론이 역성장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8월과 11월, 그리고 연초까지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카드론 금리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카드론 평균 금리가 15%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드사들은 수신기능이 없어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시중은행과 비교해 건전성이 떨어지는 카드사 채권의 수요가 줄어들게 된다. 결국 카드사는 투자자를 모으기 위해 채권 금리를 올리게 되고, 이는 카드론 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신용등급 AA+인 신한‧삼성‧KB국민카드 등 3개사의 3년물 카드채 평균 금리는 연 2.677%로 집계됐다. 연 2.732%를 기록한 2014년 9월11일 이후 약 7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낸 것이다.
정부의 규제 역시 카드사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지난 1일부터 60%이던 2금융권의 DSR 기준이 지난 1일부터 50%로 낮아져 카드론 수요가 감소할 전망이다.
금리인상과 DSR 규제라는 이중고에 카드업계는 자동차 할부금융 등 다른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6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9조7949억원이다. 이는 전년 말 8조6638억원과 비교해 1조1311억원(13.1%) 증가한 수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동차 할부금융과 해외진출 등 사업 다각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로 업무를 전환하면서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면서 "최근 구조조정 얘기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 역시 비용절감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초 KB국민‧롯데‧우리카드가 희망퇴직을 신청받기도 했다. 신한‧하나카드 역시 희망퇴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카드사 경쟁력 제고와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개선을 위한 TF를 구성한다고 밝힌 만큼 조치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면서 "TF를 통해 업계 의견을 피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