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차기 회장 ‘함영주·박성호’ 포함 5人각축전…‘디지털·글로벌’ 특화 외부인사 복병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10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차기 회장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나금융은 김 회장 이후 최 적임자를 뽑기 위해 지주 내 인사 3명과 외부 인사 2명으로 구성해 회장직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을 확정했다.
내부 인사로는 함영주 ESG 부회장과 박성호 하나은행장, 윤규선 하나캐피털 사장이 추천됐으며 외부 인사는 이성용 전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 대표와 최희남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뽑혔다.
그동안 하나금융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대내외적 구색을 맞추기 위해 외부 인사 1명을 끼워 넣은 식의 행보를 보여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디지털과 글로벌 금융에 특화돼 있는 외부 인사 2명을 회추위가 추천해 내실을 기했다는 평가가 금융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성용 전 대표와 최희남 전 사장은 각자의 영역에서 영향력이 높기 때문에 회장직에 오를 시 하나금융의 미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하나금융 다양한 리스크 풀어낼 능력 갖춘 인물 필요
4일 금융권 안팎으로 하나금융 차기 회장직에는 강력한 리더십과 다양한 리스크를 풀어낼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이 금감원으로부터 3개월 일부 영업 정지 및 3년간 신규 사업 진출 불가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이 문제도 해결도 차기 회장의 역할론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신규 사업을 디지털·글로벌·비이자수익 부분으로 지정하게 될 경우 하나금융이 받게 될 타격은 크게 된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 금융 시장 상황으로 볼 때 차기 하나금융 회장은 다양한 리스크를 짊어질 수 있어야 하며 비이자수익을 늘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 함영주·박성호 2강 체재…복병으로 떠오른 외부인사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해 최대 실적을 냈다. 하나은행의 이자수익이 기여도가 컸으며 하나금융투자와 같은 비이자수익 실적 개선도 한몫했다. 특히 계열사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지출을 최소화 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처럼 높은 실적 행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하나금융 실적 개선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인물이 차기 회장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함영주 부회장은 서울은행부터 외환은행과 합병까지 하나은행 역사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다. 하나금융 지주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을 통솔하는데 적임자로 손색이 없다.
특히 2016년부터 부회장으로 재직했기 때문에 지주 전반을 통솔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 회장직에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또 함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그룹 ESG 부회장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최근 금융사에 ESG 경영이 최대 화두로 꼽히고 있으며 타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글로벌 환경 금융 행보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함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의 경우 글로벌 금융 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또 다양한 PF 사업을 통해 하나은행의 비이자수익 실적 개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다만 은행 업무에 특화돼 있고 행장 경력이 짧기 때문에 하나금융 전반에 대한 지배력이 함 부회장에 비해 떨어질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큰 변수는 함영주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얼마나 해소될지 여부다.
함 부회장은 부정 채용과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에 따른 내부통제 소홀로 소송 전에 휘말려 있는 상황이다.
이와 유사한 사법리스크를 갖고 있는 타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사법당국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함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최소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규선 하나캐피탈 대표는 보람은행 출신이다.
지난 2016년 하나은행 기업고객지원그룹 부행장으로 승진했고 다음해 하나캐피탈 대표로 부임했다.
윤 대표는 지난 5년간 기업 고객 확보를 통해 하나캐피털의 실적 향상을 이끌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내 입지로 보면 윤규선 대표가 함영주 부회장과 박성호 행장을 대적하기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다.
■ 외부 인력 변수 작용, 가능성 배제 못해
가장 큰 변수는 외부 인물 2명이다. 금융사의 투명 경영이 사회적으로 강조되고 있고 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에 따른 권력 집중 현상 문제가 끈임 없이 제기되고 있어 외부인물이 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성용 전 베인앤컴퍼니 코리아 대표는 미항공우주국(NASA) 항공우주 엔지니어 출신이다.
지난 2019년 신한금융지주회사 미래전략연구소 대표로 국내 금융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까지 신한금융디지털 최고책임자 겸 신한DS 대표를 지냈다.
금융산업이 디지털 금융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어 이 전 대표의 관련 업무 능력이 하나금융에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최근 금융지주사 간 인재 등용이 자유롭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신한금융에서의 경력이 높게 평가될 수도 있다.
최희남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행시 29기 출신으로 기획재정부에서 경력을 쌓은 후 2016년부터 2018까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이사를 지냈다.
최 전 사장은 국제 금융 분야 최전문가로 꼽히는 인물로 현재 외교부 금융협력 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차기 회장으로 선임될 시 향후 하나금융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 기여도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성용 전 대표와 최희남 사장의 회장직으로서의 가장 큰 결함은 국내 금융업 경력이 짧다는 것이다.
금융지주사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 경영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지는 검증된 게 없다.
또 국내 금융업 전반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리딩 뱅크로 도약하고자 하는 하나금융 가치 실현에는 경력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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