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보혐료 2% 인하"…난감한 보험업계

김태규 기자 입력 : 2022.02.07 07:18 ㅣ 수정 : 2022.02.07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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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반대하며 보험업계에 자동차보험료 2% 인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보험료는 업계 자율로 결정하지만, 다수의 국민이 가입한 만큼 금융당국은 실손보험과 마찬가지로 업계에 보험료 조정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다. 보험사들은 대부분 금융당국의 의견을 받아들여 보험료를 조정한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손해보험사들에게 올해 자동차보험료를 2%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손보업계가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본 만큼 보험료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까지 11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4.1%를 나타냈다. 손보업계는 올해 손해율이 85%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상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은 손해율 80%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자동차보험이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7년 한 번뿐이다. 손보사들은 2017년 손해율 80.9%를 기록하며 266억원의 이익을 냈다. 

 

그러나 이듬해에는 7237억원의 적자를 냈고, 2019년에는 적자 규모가 1조6445억원으로 치솟았다. 2020년에는 보험료를 인상하면서 적자 규모가 3799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이동량이 감소해 28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지난해 11월 위드코로나가 시행되면서 손해율이 다시 증가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4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로 전분기 79.5%보다 크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KB손해보험,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주요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했으며 일부 손보사는 손해율이 100%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드코로나가 시행된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하루 평균 자동차 사고 건수는 2만1485건이다. 위드코로나 시행 전인 같은 해 10월 1만9906건보다 1579건 증가한 것이다. 사고율 증가에 따라 주요 손보사들의 손해율도 높아졌다.

 

손보업계는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자동차보험료를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실질적인 인하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마일리지 특약 환급액'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차량 운행량이 감소한 고객에게 보험료를 깎아주겠다는 것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차량을 운행하지 않는 가입자에게는 형평성에 맞게 특약을 적용해 환급액을 늘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각 손보사마다 손해율이 달라 보험료 인상에 대한 입장이 다를 수 있다. 1년 단위로 갱신되는 계약이고, 보험사별로 조정된 보험료가 적용되는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의견을 제시하면 보험사가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보험료가 오른다고 해서 보험사에 무조건 득이 되지는 않는다. 가입자 수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각 사별로 손해율과 고객 확보 전략, 마케팅 등을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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