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Net Zero), 과학기반 관리가 시작이다
최근 수년에 걸쳐 ESG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다. 이제 ESG는 익숙한 용어가 되었다. 지금까지 기업이 ESG를 이해하고 그 필요성을 공감했다면 이제부터는 실천할 때다. 특히 경영에 ESG 요소를 화학적으로 결합시켜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 「ESG 인사이드」에서는 기업이 ESG 경영을 하도록 어떠한 접근을 하고, 어떻게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실현하며, 어떻게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연결고리는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를 고민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지환 수원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2021년은 전 세계적으로 “넷제로(Net Zero)”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한 해 다.
넷제로란 석탄발전의 단계적 감축, 청정에너지와 에너지효율 개선에 투자, 소재·항공·해운의 탈탄소화, 친환경자동차로의 전환, 산림복원 등 10가지 방법에 의해 온실가스의 배출과 흡수가 같아지는 상황으로 이를 통해 기업은 직접 탄소배출량의 약 80%를 상쇄하려고 기대하고 있다.
• 투자자의 기후 리스크 감시는 이미 ‘ON’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 ESG 평가기관인 Trucost는 2021년 말 글로벌 주식시가총액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S&P Global 1200 상장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넷 제로 추진 상황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2030년 탄소 배출량을 2010년 수준의 약 45%까지 줄여야 한다는 UN 기후변화정부간패널(IPCC)의 권고가 있었지만 기업의 탄소 배출량 감축은 목표치의 30%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대응속도가 더디다고 평가하고 경고의 메시지를 냈다. 이처럼 투자자들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 기후위기에 대한 기업의 대응 속도를 높여라
현 추세라면 S&P Global 1200 기업의 약 80%가 2050년 이전에 기후변화로 중간 이상의 높은 물리적 위험과 막대한 재정적 손실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뿐이 아니다. 기업의 넷제로 활동이 신용 등급에 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은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당장 넷제로 활동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글로벌 대기업들의 대다수가 넷제로 공약을 했다. 여기에는 미국 및 유럽의 최대 석유회사 30개 중 21개, 미국 최대 유틸리티 회사 26개, 미국, 캐나다 및 유럽 최대 은행 30개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넷제로 공약이 실제 이행되고 있는지는 별개의 내용으로 보인다.
탄소공개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에 참여하고, S&P Global의 기업지속가능성평가(CSA, 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를 받은 기업의 25%만이 넷제로 목표치를 설정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 과학기반 데이터는 신뢰의 초석
Trucost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S&P Global 1200 상장사를 분석한 결과 직간접 탄소 배출량이 13% 감소했고, 수익대비 탄소배출량, 즉 탄소배출 집약도도 21% 감소했으나, 공급망에서의 탄소배출량이 총 배출량의 84%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앞으로 기업의 공급망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도전과제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분석이 가능한 것은 기업이 과학기반 데이터를 바탕으로 넷 제로 현황 파악 및 관리와 보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믿음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기업의 탄소 배출량 공개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6년에서 2020년 사이에 전체 또는 일부 배출량을 공개한 주요 글로벌 기업의 수는 16%나 증가했다.
기업의 탄소배출량 공개 증가는 기업이 기후 위험에 대한 투명한 공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특히 기업이 지배구조, 전략, 위험관리와 지표, 감축목표 등을 담고 있는 기후변화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TCFD)의 권고안을 공개적으로 지지함으로써 금융 시장 내에서 기업의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는 등 넷제로 활동에 신뢰를 주려고 하고 있다.
넷제로는 이제 말이 아닌 행동이다.
공급망을 포함한 비즈니스 전반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과학기반 목표를 설정함을 물론 TCFD 권장 사항에 따라 기후 관련 위험을 투명하게 보고하는 것은 이제 ESG 투자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방법으로 발전하고 있다.
행동하고 싶은가? 그럼 과학기반 관리부터 시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