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덕號 우리은행 닻 올린다···손태승과 ‘원팀’ 기대감

유한일 기자 입력 : 2022.02.08 07:01 ㅣ 수정 : 2022.02.0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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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이원덕 우리금융지주 수석부사장. [사진=우리금융지주]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 우리은행을 이끌어갈 차기 행장으로 이원덕 우리금융 수석부사장이 낙점됐다. 우리금융 숙원이었던 완전 민영화에 기여한 업적과 전략·재무 등에 대한 전문성이 높게 평가된 결과다. 

 

앞으로 ‘이원덕 체재’로 닻을 올릴 우리은행은 은행 부문 사업은 물론 우리금융 경쟁력 제고의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 ‘전략통’ 이원덕 우리은행장으로···“조직 활력·경영 안정성 제고 적임자”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전일 이 부사장을 차기 우리은행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이 후보는 1962년생으로 공주사대부고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80년 우리은행 전신인 옛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그는 우리은행에서 전략기획팀 수석부부장과 자금부장, 전략사업부장 등을 우리금융에서 글로벌전략부장, 리스크관리부장, 전략부문 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금융 자추위가 지난달 28일 최종 후보군 3인(숏리스트)을 발표했을 때부터 이 후보는 차기 우리은행장에 가장 근접한 인물로 지목돼 왔다. 

 

전략과 재무 등 은행 경영에 필요한 전문성을 두루 겸비한 데다,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지배구조 실무와 지주 통합에 앞장 선 공로가 높은 평가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후보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지주 이사회 사내이사로 활동하면서 손발을 맞춰 온 점도 그의 거취 전망에 무게를 더했다. 이 후보는 손 회장 유고 시 직무 대행까지 가능한 사실상 2인자다. 이 후보가 우리은행장에 오를 경우 손 회장과의 지주-은행 ‘원팀’ 체재도 더 견고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금융 자추위 관계자는 “이 후보는 주요 핵심 업무를 담당하며 그룹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하고 있다”며 “대내외적으로 좋은 평판과 도덕성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아 완전 민영화 이후 분위기 쇄신 등 은행 조직의 활력과 경영 안정성 제고를 위한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의 임기는 오는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2년으로 정해졌다. 앞서 현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1+1년 형태로 연임한 것과 대조적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보통 (은행권 행장) 임기가 2년인데 직전(권 행장)이 조금 특이한 케이스였다”며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 우리은행 경쟁력 강화에 지주 지원사격까지···당면 과제 산적 

 

큰 기대를 받고 우리은행장에 오를 이 후보의 어깨는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경쟁력 강화는 물론 조직 안정화와 포트폴리오 다각화, 디지털 전환 등 우리금융 과제 달성에 대한 지원사격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수익 증대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올해 대출 총량·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해지며 영업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격적인 여신 확대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우리은행은 최근 외연 확장으로 하나은행과 3위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다. 본격적인 성장 궤도 유지와 판도 뒤집기를 위해선 ‘전략통’인 이 후보의 리더십 발휘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금융에서 우리은행이 맡고 있는 역할을 고려했을 때 이 후보의 책임감도 막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 순이익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다. 우리은행이 사실상 지주의 캐시카우인 셈이다. 

 

우리금융은 완전 민영화 이후 증권사·보험사 인수합병(M&A)을 통한 비(非)은행 부문 강화를 꾀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종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단 전략이다. 손 회장 역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 후보가 은행-비은행의 조화 과정에서 중요한 가교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이 후보는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디지털 전환에도 대응해야 한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장들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Big Tech·IT 대기업) 참전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플랫폼·데이터 경쟁력이 금융권 생존으로 이어지는 만큼 전략 시장 선점 전략 마련은 필수적이다. 

 

우리금융은 이 후보가 우리행장으로 재임하면서 디지털 전환을 진두지휘할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실제 그가 디지털 전환 관련 그룹사 임원 및 부서장이 참여하는 ‘디지털 혁신 소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점도 자추위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금융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및 전(全) 자회사 간 소통 강화를 위해 지주사 내 사장직 도입을 추진한다. 이 후보와 차기 우리은행장 숏리스트에 포함됐던 박화재 우리은행 여신지원그룹 집행부행장과 전상욱 우리은행 리스크관리그룹 집행부행장보를 사장으로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사장직 도입이 자추위 결정사항은 아니다”라며 “이후 다른 절차를 통해 사장직 도입을 확정한 뒤 선임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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