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스타트업은 중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스케일업'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2.09 00:30 ㅣ 수정 : 2022.02.09 00:30

스타트업 생존율 낮은 것, '정책 실패' 아니야
고성장 기업, 고용과 매출에서 지역경제에 기여
스타트업 정책 목표는 스케일업(Scaleup)으로의 이행
수준 높은 경영 멘토링을 위한 경험 축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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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tartup Europe Partnership(SEP)]

 

[뉴스투데이=주재욱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미국 금융 웹사이트인 인베스토페디아에 의하면 스타트업의 70%는 10년 이내에 실패하고, 최종적으로 살아남는 스타트업은 10%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이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이유는 10%가 안되는 성공 스타트업 중에 소위 ‘대박’을 치는 기업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은 우리말로 번역하면 ‘창업’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스타트업’이라 하면 지속적인 ‘성장’을 목표로 하는 창업 기업을 의미하고, 그런 점에서 생계형 창업과 구별된다.

 

스타트업이 성장에 성공하면 '스케일업(Scaleup)'이라고 부른다. OECD에 의하면 스케일업은 10인 이상을 고용하고, 최근 3년간 연간 평균 수익률이 20% 이상인 기업으로 정의한다.

 


• 정책의 목표는 스타트업의 생존이 아닌, 스케일업의 양성이 되어야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간 ‘단군 이래’라는 수식이 들어갈 만큼 정부의 창업 지원이 늘어났다.

 

서울시만 해도 창업 지원 기관은 40개가 넘고 1천 개가 넘는 스타트업, 예비창업자가 서울시 산하 창업 지원 기관에 소속되어 있으며 그 숫자는 지금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 나온 보고서들 중에는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생존율이 낮아 ‘정책 실패’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우려가 전부 괜한 것은 아니겠으나, ‘생존율을 올리는 것’이 정책의 방향이 되어서는 안된다. 

 

벤처는 원래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모험적인 도전이어야 하고, 생존율이 낮은 것은 스타트업의 본질이다. 중요한 것은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 나오기 위해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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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핀테크 분야에서 유일하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토스(Toss) [출처=Forbes]

 


• 고성장 기업, 고용과 매출 증대로 지역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

 

지난해 서울연구원은 ‘창업 초기 기업 스케일업을 위한 서울시 창업지원정책 개선방향’이란 정책리포트를 발간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스케일업이 스타트업과 얼마나 다른지 대략 이해할 수 있다.

 

중소기업통합관리시스템(SIMS)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고성장 기업 수는 4,418개로 스타트업의 1/36 수준이지만 평균 종사자는 47명으로 스타트업보다 6배 많고 평균 매출액은 약 363억원(2017년 기준)으로 스타트업의 25배에 달한다.

 


• 스케일업 양성을 위해 축적된 노하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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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외(2018.8), “스케일업을 통한 지역 중소도시 혁신 방안” [출처=과학기술정책연구원]

 

문제는 스케일업을 만드는 일은 스타트업을 만드는 일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데 있다. 스케일업의 필수 조건이 되는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성공’은 명백히 정부의 영역이 아니다.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일은 훨씬 어려운 임무일 수밖에 없다.

 

벤처 생태계가 발달한 미국은 벤처캐피털과 액셀러레이터들이 오랜 시간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보다 전문화된 컨설팅, 충분한 투자자금과 사업확장에 필요한 경영 노하우를 제공한다. 연방조달청은 입찰 절차 개선으로 스타트업의 공공사업 참여를 제고하는 방식으로 유효시장을 창출, 스케일업 생태계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 지자체가 스케일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최근 일이지만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에 힘입어 산업정책이 진보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시작이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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