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SMR·친환경 터빈’ 기술 거머쥐고 그린 기업으로 탈바꿈
EU, 원자력과 천연가스 발전 '녹색에너지'로 분류
두산중공업, 한해 150조원 대 SMR시장 공략 고삐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원자력, 화력 등 다양한 발전사업을 펼쳐온 두산중공업이 소형모듈원전(SMR), 가스·수소 터빈 기술 등을 확보해 진정한 그린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친환경 발전 바람이 전세계에 불면서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늘어났다. 그러나 태양광과 풍력은 자연 환경에 의존하는 한계 때문에 기존 에너지 체제를 대체할 만한 에너지 자원이 되기에는 역부족했다. 이를 보여주듯 이들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크게 높인 유럽과 미국에서는 충분한 전력을 확보하지 못해 전기료가 폭등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에 따라 원자력과 천연가스 발전을 ‘녹색 에너지’로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EU)은 이달 초 두 에너지원을 ‘녹색 분류 체계(그린 택소노미)’에 포함하는 규정안을 발의했다. 규정안은 앞으로 EU의회에서 논의된 후 통과되면 두 에너지원은 2023년 1월부터 녹색 에너지로 분류된다.
EU의 이같은 인식 변화는 두산중공업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미국 원전 기업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와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을 추진하며 차세대 원전 역량을 쌓아왔고 천연가스를 원료로 하는 가스터빈 기술 또한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 SMR 시장 공략 현재진행형...'한해 150조원 시장' 잡아라
SMR에 대한 향후 전망도 밝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SMR이 2030년부터 전세계에서 대량 건설돼 해마다 150조 원대 시장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갈수록 커지는 SMR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뉴스케일파워와 수년간 협력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9년 뉴스케일파워 지분에 4400만 달러(약 526억원)를 투자했으며 지난해 7월 6000만 달러(약 717억원)를 추가 투자해 협력관계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뉴스케일파워는 두산중공업과 협력해 미 아이다호주(州)에 SMR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SMR 건설과 운용 테스트는 뉴스케일파워가 맡고 관련 기자재는 두산중공업이 공급하는 형태로 추진된다. 그리고 SMR 준공 후 미국 발전사업자 UAMPS가 이를 운영하는 형태로 전력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UAMPS는 이달 초 SMR 건설 부지에 대한 평가를 끝냈다. 이후 UAMPS는 2024년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건설·운영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UAMPS는 아이다호주(州)를 비롯해, 네바다주, 캘리포니아주 등 다양한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즉 국가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SMR 사업인 만큼 사업이 번복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두산중공업과 손잡은 뉴스케일파워는 지난 2020년 8월 NRC로부터 SMR 설계인증 승인을 획득했다. 이는 뉴스케일파워 SMR 모델의 안전성, 신뢰성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공인됐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앞으로 수십년 간 SMR 시장에서 활약할 뉴스케일파워와 손잡은 두산중공업도 급성장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두산중공업과 뉴스케일파워가 건설하는 SMR 발전소는 오는 2029년 상업운전에 돌입한다. 이는 초기 SMR 시장에서 확실히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으로서는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 가스·수소터빈 기술 개발해 친환경 행보 가속화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말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용 가스터빈 성능 시험을 끝냈다. 그동안 해외업체가 독식해온 가스터빈을 두산중공업이 국산화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에 더해 두산중공업은 수소터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LNG를 원료로 사용하는 가스터빈은 '중간 단계 친환경 발전 방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LNG가 대기오염 물질을 일부 배출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수소 터빈은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완전한 친환경발전 방식으로 평가 받는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2027년까지 수소 터빈을 개발하겠다고 지난해 입장을 밝혔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30년 수소터빈 시장은 40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미국 GE, 독일 지멘스, 일본 미쓰비시 등 세계 유수 기업들이 가스터빈을 비롯해 각종 터빈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도 2030년까지 수소터빈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수소터빈 시장 진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기존 강자들 보다 3년 빠르게 수소터빈 기술을 확보해 친환경 터빈 시장을 선점하는 사업 계획을 이미 만들었다"며 "급변하는 발전 시장에서 SMR과 친환경 터빈 기술력을 활용해 세계 최고 친환경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설명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