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510)] 외국인인력 2040년까지 674만 명 필요한데 언어소통이 걸림돌
정승원 기자 입력 : 2022.02.16 09:48 ㅣ 수정 : 2022.02.16 09:49
일본정부 경제성장률 목표치 달성 위해 지금보다 4배 더 많은 외국인인력 필요, 영어 잘 못하는 일본기업들 의사소통이 가장 큰 걱정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이달 초 일본의 독립행정법인 국제협력기구(JICA)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은 일본 정부가 목표로 삼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현재의 4배에 가까운 최소 674만 명의 외국인노동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일본 내 외국인노동자는 작년 10월 기준 총 172만 7000명으로 기술을 배우기 위해 입국한 기능실습생 35만 명, 자격 외 활동허가를 통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유학생 33만 명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JICA는 일본 내각부의 중장기 발전계획과 후생노동성의 2019년 연금재정검증자료에 포함된 성장실현 케이스 등을 근거로 2040년의 GDP를 2015년 대비 36% 증가한 704조 엔으로 계산하였는데 이를 외국인노동자의 수급과 연계하여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674만 명이라는 큰 숫자마저도 현재처럼 여성과 고령자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꾸준히 확대되고 제조업 등에서 공장자동화가 계획대로 진행되었을 경우를 가정한 최소 필요인원이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계획이 틀어질 경우 해외인력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번 발표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2040년까지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등의 동남아지역에서 임금과 물가상승이 계속될 경우 상대적으로 임금상승이 미미한 일본에서 일하는 메리트가 감소하여 주된 해외인력 송출국이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으로 점차 바뀔 것이라는 예측이다.
2000년대까지 해외로 파견되는 인력과 유학생의 대다수를 차지하던 중국이 빠른 경제성장을 실현하면서 2010년대부터 태국과 베트남 등이 이 자리를 대신하였지만 이마저도 일본의 지지부진한 경제성장률을 고려하면 또 한 번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일본으로서는 당장 해외인력 수급이 절실한 상황임에도 대졸 이상의 고학력 외국인들에게는 기업 측이 요구하는 높은 일본어 수준이 취업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인재들을 위한 취업사이트를 운영하는 휴먼 글로벌탤런트(ヒューマングローバルタレント)와 글로벌파워(グローバルパワー)에 올라온 1만 8000여건의 구인공고를 보면 75%의 기업들이 일본어 능력시험 최고레벨인 N1을 요구하는데 반해 동 사이트를 통해 일자리를 찾고 있는 외국인은 37%인 9000여 명 만이 N1을 소유하고 있었다.
기업들이 외국인들의 고유한 스킬보다는 일본어 능력을 중시하는 경우는 여전히 많은데 글로벌파워 측은 프로그래밍 언어에 능숙한 태국 유학생이 일본어실력 부족으로 일본 IT기업 열 곳에 모두 불합격한 끝에 결국 자국 IT기업에 취업한 사례를 들기도 했다.
메이코 네트워크재팬(明光ネットワークジャパン)이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더라도 외국인 채용에 소극적인 인사담당자 중 48%가 언어 및 의사소통을 가장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나 일본 기업들의 외국인 울렁증은 여전했다.
여기에 구체적인 업무를 한정하지 않고 인력을 채용한 후에 새롭게 교육시키는 일본 특유의 멤버쉽형 고용이 결국은 개개인의 스킬보다는 일본어 능력만을 과도하게 중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