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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소기업' 시동 건 최태원 SK그룹 회장...‘하이닉스’ 영광 되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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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2.02.21 06:00 ㅣ 수정 : 2022.02.21 06:00

최태원 회장, SK그룹 수소사업 육성위해 5년간 약 19조원 '통큰' 투자
SK, '2025년 세계 1위 수소기업' 청사진 달성위해 공격경영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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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세균 전 총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SK인천석유화학 액화수소사업 예정지를 방문해 액화수소플랜트 추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석유 등 화석연료는 산업혁명 이후 지구상에서 가장 폭넓고 다양한 사업에 활용되고 있는 주요 에너지다. 산업 발전은 화석연료 사용량의 기하급수적 증가를 가져왔고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급속도로 늘었다. 화석연료 안에는 막대한 양의 탄소가 포함돼 있고 이는 이산화탄소로 대기에 배출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기 중에 노출된 이산화탄소는 지구 기온을 필요 이상으로 높이는 온실효과를 가져왔고 ‘지구 온난화’ 주범이 됐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지구 온난화로 탄소 감축은 전 세계의 시급한 환경 화두가 됐다. 탄소를 발생시키는 화석연료를 대신할 만한 새로운 에너지가 시급했고 대체재로 지목된 것이 바로 ‘수소’다. 

 

수소는 태양, 풍력, 바이오 등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친환경적 방법으로 생산할 수 있어 현재 전세계 환경 현안인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수소는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는 풍부한 자원이기 때문에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해 사용하는 우리나라는 특히 비용 측면에서 상당히 이득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세계 경제는 점차 탄소 중심에서 수소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시대 흐름에 발맞춰 기업들도 발 빠르게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최태원(62) 회장이 이끌고 있는 SK그룹이 그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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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SK그룹의 수소사업 전략으로 △수소 대량 생산체제 구축 △생산·유통·공급 가치 사슬 확보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 강화 등을 핵심 어젠다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향후 5년 간 18조5000억원이라는 대규모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내놨다.  

 

오는 2025년 세계 1위 수소기업으로 도약을 꿈꾸는 최태원 회장. 그가 목표로 삼은 ‘수소와 함께하는 SK그룹’ 청사진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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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수소관련 대표 민간기업 협의체 ‘Korea H2비즈니스 서밋’에서 공동의장사로 참여했다. [사진 = SK그룹]

 

■ SK그룹, 인프라 활용한 경쟁력 있는 대용량 수소 공급

 

SK그룹은 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한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 2단계를 설계했다. 

 

우선 계열사 SK E&S는 액화수소 3만톤 생산체제를 달성하기 위해 액화수소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이에 따라 SK E&S는 인천시 서구 원창동 일대 SK인천석유화학단지 내에 약 1만3000평 규모의 부지를 사들인 후 연간 3만톤 규모 수소 액화플랜트를 2023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투자 비용은 약 5000억원에 이른다.

 

액화플랜트를 통해 수소를 액체 형태로 가공하면 수소가 기체 형태로 운송·충전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안정성도 대폭 높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이를 위해 석유화학 공정이나 철강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나오는 ‘부생수소’를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공급받을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산하 SK인천석유화학 사업장은 수소 에너지 최대 수요처인 수도권에 가깝기 때문에 운송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액화수소 3만톤은 현대자동차 수소 승용차 '넥쏘' 7만5000대가 동시에 지구 한바퀴(약 4만6520km)를 돌 수 있는 정도의 규모다.  그뿐만 아니라 나무 1200만그루를 심는 수준의 탄소저감 효과도 발생한다. 

 

두 번째 단계로는 2025년부터 친환경 ‘블루(Blue) 수소’ 대량 생산 체제 가동을 계획한다. SK E&S가 연간 300만톤 이상 액화천연가스(LNG)를 직수입하는 국내 최대 민간 LNG 사업자라는 건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SK E&S는 대량 확보한 천연가스를 이용해 보령LNG터미널 인근지역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25만톤 규모의 청정 수소를 추가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것이 SK그룹이 말하는 최적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경쟁력 있는 수소 공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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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인천석유화학에서 열린 인천시 수소산업 기반구축 MOU에 참석한 (왼쪽에서 두번째)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 연합뉴스]

 

■ '생산-유통-공급' 밸류체인 갖춰 안정성 확보 

 

SK그룹은 수소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수소 가치사슬(밸류체인, value chain)을 통합적으로 운영해 사업 안정성을 키울 방침이다.

 

수소 시장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국내는 운송이나 충전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아 수소 차량 보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하지만 기존 수소 사업자들은 현재 수요 사정을 고려하면 생산설비 투자에 적극 나서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쳐 결국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SK그룹은 석유(Oil) 및 액화천연가스(LNG) 등 기존 에너지 사업 분야에서 밸류체인 통합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생태계 조성을 이끈 경험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이를 수소 사업에도 적극 활용해 생산-유통-공급에 이르기까지 국내 수소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재빠르게 안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SK는 는 2025년까지 총 28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SK에너지 주유소와 화물 운송 트럭 휴게소 등을 그린에너지 서비스 허브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는 차량용으로 공급하고 연료전지 발전소 등 대규모 발전용 수요를 적극 개발할 방침이다. 

 

아울러 작업용 차량과 산업 현장에서 수요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드론(Drone:무인항공기) 등 수소 활용처를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수소 밸류체인을 자체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상세계획을 공개한 것은 현재까지 SK그룹이 유일하다. 이는 수소 사업에 대한 최 회장의 진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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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모놀리스(Monolith)社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왼쪽부터) 장동현 SK㈜ 사장, 로브 핸슨(Rob Hanson) 모놀리스 CEO [사진 = SK그룹]

 

■ 中-베트남 수소시장 공략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 급물살 

 

SK㈜는 그룹 대표로 해외 수소 시장 공략에 앞장 서고 있다.  이에 따라 SK㈜는 수소 사업 핵심 기술을 얻기 위해 이와 관련된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는 해외 기업 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해 세계 시장에서 수소 사업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되는 셈이다.

 

이와 같은 모든 과정을 이끌어가게 될 SK㈜는 지난해 초 세계 수소 시장 선도 기업 ‘플러그파워’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또한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CO2)가 발행하지 않아 친환경 청정 수소로 손꼽히는 ‘청록수소’ 생산체제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미국 청록수소 생산기업 ‘모놀리스’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누구보다 신속하게 다양한 청정수소 생산 옵션과 핵심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SK㈜는 올해가 모놀리스와 함께 국내 친환경 고체탄소, 청록수소 시장을 개척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까지 수소 사업은 어느 기업에서도 확실한 주도권을 갖고 있지 않다. 이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기회다. 국내 굴지의 업들이 모두 눈여겨보고 있는 신(新)사업이니 만큼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최근 SK그룹은 SK에코플랜트·블룸에너지·블룸SK퓨얼셀이 협력해 국내 최초로 고체산화물 수전해기(Solid Oxide Electrolysis Cell)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물에서 수소를 분리해 내는 친환경 수소 생산 실증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SK그룹은 세계 1위 수소기업을 향해 한 단계 진일보하며 입지를 공고히 했다. 

 

최태원 회장은 “대한민국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 2050년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실현을 위한 기업의 책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그 누구보다 수소 사업에 진심을 다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탈바꿈한 ‘SK하이닉스’의 기적을 만들어 낸 최 회장의 뚝심과 철학이 수소 사업에서도 빛을 발하게 될지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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