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CJ물류 허브 통행 막아 전국 배송망 '빨간불'
CJ본사 불법 점거 일부 해제 후 곤지암 허브 점거 시도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위원장 진경호, 택배노조)이 CJ대한통운 본사를 불법 점거해 CJ·비택배노조·한국통합물류협회 등과의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처럼 관련업체들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택배노조는 11일 만에 CJ대한통운 본사 점거를 일부 해제해 대화를 촉구하는 모습이다.
택배노조는 한 발 양보하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점거 일부 해제 하루만인 22일 오전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 진입을 시도하기 위해 택배 차량, 도급 아르바이트 인력 통근버스 등의 출차를 막아 사태가 갈수록 혼미해지는 양상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원 120여명은 이날 오전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 앞에서 100여대의 간선 차량 출차를 막았다. 간선 차량에는 각 지역 터미널로 보내 배송을 출발시킬 택배화물 수십만개가 실려 있다. 간선 차량이 출차하지 못하면 이날 배송은 출발하지 못한다. 더욱이 매주 화요일은 배달 물량이 가장 많은 날이다.
이에 대해 택배업계 관계자는 “본사를 점거하고 있던 인력 100여명을 퇴거시키며 대화를 운운했던 택배노조가 다음날 아침 핵심 시설인 곤지암 허브(HUB) 점거를 시도하며 간선 차량 출차를 막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곤지암은 전 국민에게 영향을 주는 핵심시설로 이곳에 대한 점거, 출차 방해는 국민에 대한 위협”이라고 쓴 소리를 냈다.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도 택배노조의 곤지암 허브 무단 진입 시도에 대해 “먼저 대화 테이블을 깬 쪽이 택배노조이며 노조의 이중적 행태로 그동안 공식적인 대화로 나아갈 수 없었다”며 “고객과 화주, 대다수 택배종사자들에게 사죄하고 즉시 현장으로 복귀하는 것만이 현사태를 수습하는 해결책이며 23일까지 이에 대해 답을 달라”고 했다.
앞서 택배노조는 18일 오전에도 곤지암 허브터미널 점거를 시도했다. 당시 택배노조원 200여명은 터미널 진입을 시도하려다 경찰과 대치해 내부 진입에 실패했다.
한편 택배노조는 선거유세로 둔갑한 대규모 꼼수 집회도 열었다.
현재 방역 지침상 집회로 모일 수 있는 최대 인원은 백신접종 완료자를 기준으로 최대 299명이다. 하지만 택배노조는 지난 21일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 선거유세로 신고하고 주최 측 추산 2000여명(롯데·한진·로젠·우체국택배 노동자)이 서울 중구 청계광장현장에 모여 ‘CJ대한통운에 파업 사태 해결’을 요구했다.
이날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김 후보의 유세차량 덕분에 택배노동자대회가 성사될 수 있었다”며 “물과 소금을 끊는 단식 농성에 돌입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시민단체는 정부 개입을 요구했다.
사회적 합의 도출 과정에 참여한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한국소비자연맹·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토교통부 장관에 면담을 요청하고 “사회적 합의기구 참여 주체로서 택배노조와 CJ대한통운 중 누구 주장이 맞는지 사회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가 추가적으로 부담한 비용이 과연 사회적 합의 취지에 맞게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를 정부가 점검·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도 택배노조의 방역수칙 위반에 대해 정부 행정지도를 요청하고 나섰다.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가 불법점거 현장에서 “흡연, 음주 등을 일삼으며 방역수칙을 무시하고 있다”며 “보건당국이 입회한 자가진단검사와 집단 생황에 대한 강력한 행정지도를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국가수사본부는 택배노조원 25명을 특정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21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일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고 당일 사측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했고 현재까지 25명을 특정해 CCTV 영상을 분석하는 등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며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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