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금리 동결 ③ 보험업권] 재무건전성 악화 피했지만 금리인상 기조에 자본확충 노력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보험업계가 재무건전성 악화 위험을 피하게 됐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올해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여전히 긴장하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금통위는 24일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지난해 8월부터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한 이후 처음으로 동결된 것이다.
보험업계는 재무건전성 악화를 면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은 하락한다.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매도가능 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의 평가이익이 낮아져 지급여력비율(RBC)이 하락하는 것이다.
그러나 금통위가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를 최대 1.75%까지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보험업권은 향후 금리인상에 대비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올해 한두 차례 정도 더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져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IFRS17 도입에 대비해 후순위채 도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보험사들이 발행한 후순위채 총액은 2조8685억원으로, 전년(9680억원)과 비교해 196% 증가했다.
후순위채는 회사가 파산 등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청산 절차를 진행하게 될 경우 다른 부채를 모두 갚은 뒤 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채권을 말한다.
IFRS17은 자기자본비율 산정에서 후순위채를 부채가 아닌 보완자본으로 인정한다. 때문에 부채규모가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후순위채는 이자 부담이 높아 금리상승기에는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날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앞으로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어 후순위채를 추가 발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리상승기에는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한 자본확충이 어려워진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이자율을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고, 지급해야 하는 이자가 늘어나 자본 조달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 금리상승기에는 채권 투자자들이 투자를 유보하는 경향이 있어 보험사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수익률이 높아지고, 채권 가격은 하락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나중에 채권을 사는 게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채권 투자자들이 매입을 유보할 수 있다.
다만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채권에 투자해 얻게 되는 이자수익을 주 수익원으로 하는 보험사는 투자영업에서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신규 채권에 더 높은 이율이 적용돼 투자손익이 개선될 수 있는 것이다.
또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만기환급금과 연동된 예정이율과 공시이율도 오르게 돼 가입자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이 바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어서 당장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정이율이 오르면 보험료가 낮아지고, 공시이율이 오르면 같은 보험료로 더 많은 이자를 받게 돼 가입자 입장에서는 이익"이라면서도 "기준금리가 변경된다고 바로 연동되는 구조가 아니고, 회사마다 변경 시점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번달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 했지만,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인상이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며 금리인상에 보험업계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며 "보험사는 지속적으로 금리인상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수익을 높여 자본을 확보하고, 손해율을 관리하거나 금리의 영향을 덜 받는 상품을 판매하는 등 요구자본량을 감소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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