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겨우 5000명?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입국정책에 외국인들 답답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기시다 일본 총리는 이번 달 17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해외입국자에 대한 규제를 3월부터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외국인관광객의 입국은 이전처럼 불허하되 입국자 수는 오미크론 확산 이전 수준인 하루 5000명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비자를 받고도 일본에 들어오지 못한 외국인만 40만 명에 달하고 있어 당장의 입국수요도 소화할 수 없다는 기업들의 불만마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가 말하는 하루 5000명은 외국인뿐만 아니라 일본인까지 포함한 총 인원이기 때문에 이 중 얼마만큼이 외국인 몫이 될지도 불확실하다.
참고로 일본 정부는 오미크론을 이유로 작년 12월부터 하루 입국자 수를 3500명으로 제한했는데 실제 12월에 일본에 입국한 외국인은 하루 평균 767명에 그쳤다.
5000명으로 입국자 수가 확대되더라도 같은 비율로 계산하면 외국인은 하루 1100명도 입국할 수 없다. 여기에 5000명이란 인원도 일본 국토교통성이 국제선을 운영하는 항공사들에 개별적으로 입국 가능인원을 배분할 예정이라 입국대기자들은 항공권 구입 단계부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기시다 총리의 발표에 대해서는 외국인보다 기업들이 더 불만스러운 모습이다. 그 중 일본 정부의 눈치를 덜 보는 곳으로 유명한 라쿠텐그룹(楽天グループ)의 미키타니 히로시(三木谷 浩史) 회장은 정부발표 직후 트위터를 통해 ‘해외는 이미 (출입국에) 자유로운데 하루 5000명 입국은 너무 적다’는 의견을 밝혔고 기자회견에서는 ‘일본이 잊혀져버린다’는 우려를 표하며 당장 입국규제를 철폐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일본 관광국(JNTO)에 의하면 신종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 일본에 입국한 외국인은 업무관련이 175만 명에 유학 및 연수 등이 186만 명으로 관광객을 제외하더라도 하루 평균 1만 명 정도였다. 여기에 일본인까지 더한 하루 평균 입국자 수는 6만 5000명 수준으로 확실히 하루 5000명은 턱없이 부족하다.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은 2020년 1월부터 현재까지 약 62만 6000명의 외국인에게 재류자격을 인정했지만 올해 1월 기준으로 40만 7000여명이 여전히 일본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자격별로는 유학이 15만 2000명, 기능실습이 12만 9000명 정도로 전체 미입국자의 69%를 차지한다.
재류자격의 신규 허가 없이 하루 입국자 수 5000명을 모두 외국인에게 할당하더라도 입국정체 해소에만 세 달 가까이 소요되는 셈인데 이에 대해 기능실습생 초청사업을 진행하는 한 대형업체는 ‘우리 회사에만 1500명의 기능실습생이 입국대기 중인데 항공권 수배나 담당직원 수 등을 고려하면 당장 전원을 입국시키긴 어렵다’면서 ‘대기인원이 제로가 될 때까지 최소 반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이야기했다.
일본 정부는 기존 해외입국자의 7일 의무 자가격리를 음성 확인 시에 3일로 축소하고 3차 접종자에게는 격리면제 등도 고려하겠다고 밝혔지만 결정적으로 입국인원이 확대되지 않는 한 일본입국을 둘러싼 장기전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