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4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국내 기준금리를 현행 1.25%로 동결했지만, 국제적 금리 인상 기조가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어 한동안 증권업계의 업황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수익원을 다변화하며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기준금리가 지난해 11월부터 두 차례 연속으로 상승한 데다가, 금통위가 과거 세 번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한 전례가 없는 만큼 이번에는 동결할 것이라는 데에 무게를 뒀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2일 '2022년 3월 채권시장지표(BMSI)'를 통해 채권업계 종사자의 88.0%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구성원들이 금리에 대해 연이어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이에 영향을 받아 국내에서도 연중 한 두차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은행협회 컨퍼런스에서 "3월에 열리는 우리의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며 "기대만큼 경제가 발전한다면 향후 몇 달간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 등의 고위인사는 내달 미국의 기준금리를 50bp(0.5%)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국제적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최근 글로벌 증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증시 악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증권업계의 주요 수익원인 리테일 수수료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연준의 테이퍼링 이슈와 국제적 금리 인상 기조에 더해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발발했다"며 "증시에 악재가 겹겹이 쌓이고 있어 리테일 위주의 증권사들이 지난해의 실적과 부합하거나 그 이상을 기록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기존 리테일 수입의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중 특히 기업금융(IB)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IPO 공모금액은 전년(4조5426억원) 대비 333.9% 폭등한 19조7084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이처럼 수익원을 다변화하며 향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도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 기조로 각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에는 평가 손실이 생길 수 있고, 요구되는 순자본비율(NCR)도 높아질 수 있다"며 "하지만 IB 등에서는 금리 인상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증권사들은 IB 확대뿐만 아니라 헤지 등 여러 방면으로 사업의 흐름을 다양화하며 금리 상승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어 건전성이 지나치게 악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또 보유 채권의 손실 등도 장기적으로 금리가 다시 하락하게 된다면 보전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를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익명의 증권업계 관계자도 "브로커리지 수입 의존도가 낮은 기업은 실적 부문에서 충격이 덜할 것"이라며 "세일즈 앤 트레이딩(S&T) 부문 등은 자금 운용 중 장이 안좋을 가능성은 있지만, 과거 수입과 큰 차이를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