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역대급 실적에도 보험료 인상' 비판에 억울한 보험사…고객 신뢰도 높여야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보험사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돈만 받아가고 보험금을 주지 않는다는 등 편견을 가진 사람들도 많고요."
기자가 복수의 보험사 관계자들에게 들었던 말이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고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가입자들은 보험사의 자랑이 탐탁치 않다. 실손보험료가 인상됐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실손보험의 적자 누적이 심화되고 있다는 이유로 올해 실손보험료를 인상했다. 전체 평균 인상률은 14.2% 수준이다. 갱신주기와 연령에 따른 보험료 상승효과 등을 감안하면 50%가 오른 가입자도 있다.
가입자들은 역대급 실적을 내고서도 적자를 이유로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보험료 인상 외에도 "보험금을 주지 않는다"거나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등 보험사를 향한 가입자들의 민원은 다양하다.
실제로 보험업권의 민원 건수는 금융권 민원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보험사에 대한 가입자의 불만이 많은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우리나라 보험산업의 소비자신뢰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금융민원 9만334건 가운데 보험업권의 민원 건수는 5만3294건으로 59%를 차지했다. 보험사 가운데는 손해보험이 35.6%, 생명보험이 23.4%로 나타났다.
금융업권 가운데 보험업권은 민원건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현상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민원실태 조사는 소비자신뢰를 가늠하는 주요 척도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다.
최근 GA채널의 성장에 따라 보험모집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등 위험 요소가 발생하는 것도 소비자신뢰에 영향을 준다. 불완전판매는 소비자가 보험사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복수의 보험사 관계자들이 말한 것처럼 보험업계도 소비자들의 불만을 알고 있다. 하지만 가입자의 이 같은 편견과 불만은 결국 보험사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다.
보험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 가입하는 상품인 만큼 가입자의 신뢰가 중요하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보험사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지켜보겠지만, 보험사는 이런 가입자들의 의심을 해소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다른 모든 업권과 마찬가지로 보험업권 역시 소비자의 신뢰가 없다면 지속될 수 없다.
"은행은 날씨가 맑을 때는 우산을 빌려주지만, 비가 오려고 하면 우산을 돌려받는다. 반면 보험회사는 날씨가 맑을 때는 우산을 보관하고 있다가 비가 오면 우산을 돌려준다."
<톰 소여의 모험>으로 유명한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한 말이다. 예상치 못한 위험을 대비해 보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보험의 필요성을 정확히 설명하는 문장이다.
하지만 마크 트웨인의 말에 공감하는 가입자들이 얼마나 될까. 더 많은 가입자들이 그의 말에 공감할 수 있도록 보험업계는 소비자신뢰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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