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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무안공항, 아시아나항공 거점지” 논란…실효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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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2.02.26 09:00 ㅣ 수정 : 2022.02.27 09:23

이 후보 "거점공항, 인천-무안으로 나눠지면 신사업 확장 기회 커져"
업계 "기업 경영에 정부 개입 부적절...무안공항 수익성 확보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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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 전경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열흘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대선 후보 말 한마디 한마디가 연일 화제를 모은다. 그리고 “무안국제공항(이하 무안공항)을 아시아나항공 거점공항(허브공항)으로 만들겠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발언이 최근 도마 위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거점공항이 뭔지 알고 하시는 이야기냐. LCC(저비용항공사)도 포커스로 삼기 버거워 철수하는 상황에 재정 상황이 거덜 난 FSC(대형항공사)의 포커스시티로 삼아야 한다니”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 후보가 제시한 무안공항 비전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이 대표 말처럼 아시아나항공이 거점공항을 옮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무안공항 거점화 자체에 대해 인프라만 확장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정치권의 시시비비(是是非非)와는 별개로 ‘무안공항 거점화’는 과연 실효성 있는 비전일까.

 

■ "아시아나 거점공항은 무안공항으로”

 

이재명 후보는 지난 2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무안공항을 아시아나항공 거점공항으로 육성하겠다는 게시물을 공유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주요 거점공항은 인천국제공항(이하 인천공항)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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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 페이스북 캡처]

 

이 후보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후 10년 내 서울-뉴욕 등 국제선 26개 노선에서 슬롯·운수권을 이전해야 한다는 (공정거래위원회) 결정이 내려지며 국내 항공운송업계 구조조정과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인 항공운송업계의 기업결합에 따른 구조조정을 예방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무안공항을 아시아나항공 거점공항으로 육성해 슬롯·운수권 이전 없이 두 항공사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해 두 개 독립 기업으로 잘 성장하는 것처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에어프랑스와 KLM처럼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프랑스-KLM은 유럽에서 가장 큰 항공사 그룹으로 하나 그룹 아래 2개 항공사를 운영한다.

 

이 후보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도 제안했다.

 

우선 국제항공협정 등을 개정해 공정위가 구조조정을 요구한 국제선의 무안공항 출발을 보장하고 무안공항을 중심으로 더 많은 국제선 개설을 약속했다. 또 무안공항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확장, 편의시설 확충도 제시했다. 아울러 △접근 교통인프라 확충 △전국 각 지역과의 국내선 항공편 및 교통편 확충 △항공 관련 기업의 무안공항 주변 지역에 조기 안착을 위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등도 내걸었다.

 

이 후보는 거점공항이 인천공항과 무안공항으로 나눠지면 경쟁력 약화가 아닌 오히려 신사업 확장에 따른 회생과 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회생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국내 항공운송산업 활성화와 정년 일자리 창출도 내다본다.

 

항공업계는 아직까지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 분위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현재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이 대부분 거점지로 활용되고 있다. 무안공항으로 거점지를 옮긴다고 해서 그곳에서 모든 노선을 띄운다는 의미는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지역에 본사를 두거나 항공기를 등록해 지자체 세금 혜택,  일자리 창출 등 효과를 기대하는 취지 정도로 해석된다. 대선 후보로서 비전을 제시하는 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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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국제공항 여객청사 [사진= 연합뉴스]

 

■ ‘무안공항의 거점화’ 과연 실효성은

 

이재명 후보의 비전에 대한 여론은 썩 좋지 않다. 그 이유를 알기에 앞서 거점공항 역할에 대한 이해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허브공항(Airline hub)이라고도 불리는 거점공항은 그 지역 중심이 되는 공항이나 개별 항공사가 거점을 두고 주로 이용하는 공항이다.  다른 국가로 사람 혹은 화물이 이동할 때 특정 공항을 거치는 경우가 많은데 그곳이 주요 환승 지점이라면 거점공항이라고 본다. 사람 이동과 물류의 중심지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거점공항은 인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이하 김포공항)이다.

 

정부는 인천공항을 세계적인 거점공항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2019년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을 계획했다. 총 4조8405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오는 2024년까지 제2여객터미널 확장, 제4활주로 신설, 계류장 및 연결교통망 확충하겠다는 게 이 사업의 골자다. 

 

사업을 통해 제2여객터미널이 확장되면 인천공항의 연간 국제선 수용 능력은 1억600만명으로 늘어나고 세계 최초로 국제 여객 5000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여객터미널을 2개 보유한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인천공항은 세계 3위 초대형 거점공항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처럼 정부가 인천국제공항 거점화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사업 목표 시점까지 절반 이상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이재명 후보 발언이 지지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경영난으로 대한항공과의 인수합병을 추진 중인 아시아나항공이 거점공항을 인천공항에서 무안공항으로 옮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미주·유럽 노선 운항을 위해 인천공항을 거점공항으로 둘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인천과 무안 2곳에 거점공항을 운영해야만 하는데 이에 따른 지출 증가는 아시아나항공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기업 경영에 정부가 개입하는 형태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항공사는 수요를 근거로 노선 운영을 결정하게 되는데 정부에 의해 거점공항이 지정되면 노선 운영 자율성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을 배제하고 무안공항 거점화를 논의한다면 인프라 확충 전제하에 실효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지방 공항 활성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예측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수도권에 항공업이 포화돼 있어 지방 공항을 활성화는 이상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항공사 입장에서는 수익이 발생하는, 수요가 있는 곳에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무안공항을 거점으로 하려는 항공사가 있다면 이는 분명 좋은 소식이지만 LCC들이 무안공항에 들어가 국제노선을 취항한 경험을 돌이켜보면 인프라가 좋은 상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당장 거점화를 추진하는 건 무의미하며 인천이나 김포까지 오는 불편함을 덜을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가 형성된 후 거점화를 한다면 충분히 논의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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